-“무너진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공정의 가치 바로세울 것”
-“부패·무능 세력의 집권 연장·국민 약탈 막아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정권교체를 위해 헌신하고 앞장서겠다”고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지난 3월 4일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난 지 117일 만이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서초구 양재동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윤석열이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리는 자리’라는 기자회견을 열고 “반드시 정권 교체를 이루겠다는 절실함으로 나섰다”며 “정권교체로 나라를 정상화시키고 국민이 진짜 주인인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같이하는 모든 사람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은 “산업화와 민주화로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든 위대한 국민의 상식으로부터 출발하겠다”며 “무너진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공정의 가치를 기필코 다시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또 “정의가 무엇인지 고민하기 전에 누구나 정의로움을 일상에서 느낄 수 있게 하겠다”며 “이것이 제 가슴에 새긴 사명”이라고도 말했다.

윤 전 총장은 문재인 정권을 향해 “이 정권이 저지른 무도한 행태는 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렵다”며 “정권과 이해관계로 얽힌 소수의 이권 카르텔은 권력을 사유화하고, 책임의식과 윤리의식이 마비된 먹이사슬을 구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우리 헌법의 근간인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빼내려 한다”며 “민주주의는 자유를 지키기 위한 것이고 자유는 정부의 권력 한계를 그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유가 빠진 민주주의는 진짜 민주주의가 아니고 독재요 전제다”라며 “도저히 이들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현재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고 국민을 고통에 신음하게 만드는 정치 세력은 새로운 기술 혁명의 시대를 준비하고 대처할 능력도, 의지도 없다”며 “이들의 집권이 연장된다면 대한민국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런 부패하고 무능한 세력의 집권 연장과 국민 약탈을 막아야 한다”며 “여기에 동의하는 모든 국민과 세력은 힘을 합쳐서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공직 사퇴 이후에도 국민께서 사퇴의 불가피성을 이해해주시고 끊임없는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셨다”며 “공정과 상식을 무너뜨리고 자유와 법치를 부정하는 세력이 더 이상 집권을 연장하여 국민에게 고통을 주지 않도록 정권을 교체하는 데 헌신하고 앞장서라는 뜻이었다”고 했다. 이어 “저는 국민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고 헌신할 준비가 됐다”며 “정권 교체를 열망하는 모든 분과 힘을 모아 확실하게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미래를 짊어질 청년과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 산업화에 일생을 바친 분들, 민주화에 헌신하고도 묵묵히 살아가는 분들, 세금을 내는 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청년이 마음껏 뛰는 역동적인 나라, 자유와 창의가 넘치는 혁신의 나라, 약자가 기죽지 않는 따뜻한 나라, 국제 사회와 가치를 공유하고 책임을 다하는 나라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은 이날 15분간 연설문을 낭독한 후 40분가량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했다. 이른바 ‘윤석열 X파일’ 등 본인과 처가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선 앞으로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정면돌파에 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윤 전 총장은 ‘장모가 누구에게 10원 한 장 피해 준 적 없다’는 발언이 전해진 데 대해 “저도 그런 표현을 한 적이 없는데 그게 어떻게 나왔는지 잘 모르겠다”며 “저는 검사로 재직하는 동안이나 그 이후에나 법 적용에는 절대 예외가 있을 수 없다는 신념으로 일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 친인척이든, 어떠한 지위와 위치에 있든 간에 수사와 재판, 법 적용에 있어서 예외가 없어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없다”며 “법 집행이라는 것은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게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 공정한 절차가 담보되어야 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른 법 집행에는 누구도 예외가 있을 수 없다”고 답했다. 또 “저는 (X파일) 문건을 아직 보지도 못했지만, 국민 앞에 선출직 공직자로 나서는 사람은 능력과 도덕성에 대해서 무제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며 “그런 검증은 합당한 근거와 팩트에 기초해서 이뤄지는 것이 맞고, 어떤 출처 불명의 근거 없는 일방적인 마타도어를 시중에 유포한다거나 하면 국민께서 다 판단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의 국정 수행 능력이나 도덕성과 관련해 합당한 근거를 가지고 제시하면 제가 국민이 궁금하지 않으시도록 제가 상세하게 설명을 해드릴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총장 사퇴 후 수개월 만에 대권 도전으로 직행하면서 제기된 ‘정치 중립성 논란’에 대해서는 “2019년 가을부터 검찰총장으로서 수사한 내용이 법과 원칙에 따라 이루어진 것을 여러분이 다 보시지 않았나 싶다”며 “혹자는 정치를 위해 일부러 그런 수사를 한 것 아니냐 하시지만, 모든 사건이 다수의 국민과 단체, 국가기관에서 고발한 사건을 절차와 원칙에 따라 한 것 외엔 없다”고 답했다. 이어 “저 자신도 검찰이 과거처럼 어떤 단체나 사람을 장기간 내사해서 인지수사 하는 것을 좀 자제하는 게 좋겠다고 가급적 억제해 왔다”며 “여러분 아시는 대부분의 사건은 그렇게 처리하지 않으면 국민의 기대에 충족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원칙과 상식에 따라 일했다고 자부한다”고 덧붙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 문제에 대해서는 “형기의 상당 부분이 경과했기 때문에 가석방 문제가 논의되는 것”이라며 “그건 제가 볼 때 절차에 따라 이뤄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에 대해서는 “제가 명확하게 이 자리에서 말씀드릴 사안이 아니고 현직 대통령이 판단해야 할 문제”라면서도 “연세도 있고, 여자 분인 두 전직 대통령의 장기 구금에 대해 안타까워하는 국민도 많이 있는 걸로 알고 있고 저도 어느 정도 그런 국민의 생각에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입당 여부 대한 물음에는 “정치 철학 면에서는 국민의힘과 생각을 같이한다”며 “국민의힘 지지자가 아니더라도, 지성과 상식을 가지고 국가 운영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자유 민주주의 가치에 동의하시리라 생각한다. 그 안에 진보도 있고 보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답했으나, 구체적인 입당 여부는 밝히지 않은 채 기존의 답변으로 갈음하겠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 뜻을 충분히 듣고 결정하겠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광주 등 지역을 방문해 민심을 직접 들으며 대한민국이 나아갈 방향과 비전 등을 설명하는 민심 투어를 벌일 예정이다.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이 제 3지대에 머물려 지지층 결집 등 세력을 키운 뒤 연말쯤 국민의힘 등 야권과 통합 및 후보 단일화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후민·조재연 기자
이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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