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30 MZ세대 보고서 - 기성세대와 다른 인간관계
SNS로 수많은 이들과 연결
‘거리’유지하며 정보 등 공유
“느슨한 연대를 선호하죠. 학생 때는 입시·취업 때문에 억압받고, 취업 후 직장에서는 경쟁에 치이고…. 개인 생활까지 억압받고 싶지는 않아요.”
생산직으로 근무하는 박명준(35) 씨는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직장에서의 인간관계는 그만두면 끝날 것이고, 이직해서 (과거 직장의) 인간관계가 이어진 적이 없다”며 “타인이 나에게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돌이켰다. ‘우리’나 ‘집단’을 강조했던 기성세대의 끈끈한 연대와 달리 MZ세대는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나 자신’을 중시하며 사람들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기도 한다.
이는 대면을 통해 한정된 공간에서만 사람들을 사귀었던 기성세대 시절과 소통 환경이 달라진 데 기인한다. MZ세대는 카카오톡(카톡), 인스타그램(인스타)이나 페이스북(페북)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수많은 사람과 실시간으로 연결돼 있다. 마음만 먹으면 과거 동창을 찾는 일도, 해외 친구를 사귀는 일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김윤영(여·30) 씨는 “인스타로 유지할 수 있는 인간관계 범위가 넓어졌다”며 “꼭 쌍방 소통이 아니라 일방적 방식만으로도 지속해서 소통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MZ세대는 이런 환경 속에서 개인의 시간과 감정을 ‘타인’보다 ‘나’에게 집중한다. 최현수(28) 씨는 “느슨한 연대는 곧 개인의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치열한 입시와 바늘구멍보다 좁은 취업, 경쟁적 사회생활 등 ‘나 하나 챙기기도 바쁜 여건’에서 느슨한 연대는 MZ세대의 새로운 생활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끈끈한 연대를 위해 상대방의 감정까지 고려해야 하는 것 자체가 이들에게 ‘감정노동’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취업준비생 김경민(여·28) 씨는 “인간관계라는 것에는 장점도 있겠지만, 서로 부담이 없는 게 좋다”며 “정기적으로 모이지만 규칙과 부담이 없는 모임이 있다면 가성비(노력 대비 좋은 결과) 있게 관계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MZ세대의 이런 방식이 이기적이라거나 인간관계 자체에 소홀하다는 것은 아니다. 문화일보의 MZ세대 32인의 심층인터뷰·설문조사 결과, 인간관계가 ‘아주 중요하다’는 응답은 46.9%(15명), ‘조금 중요하다’는 40.6%(13명)였다. 단지 이들은 내가 존중받고 싶은 만큼 상대의 영역도 침범하지 않는 관계를 원했다. 김민하(여·29) 씨는 “워낙 사람에게 치이다 보니, 서로에게 부담을 주지 말자는 관계가 나 또한 편하게 생각된다”고 전했다.
MZ세대가 보는 느슨한 연대의 장점은 ‘취향’과 ‘목적’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들과 부담 없이 만나고 헤어진다는 데 있다. 이들은 커뮤니티나 앱 등을 통해 취미를 함께할 수 있는 모임을 찾거나 취업이나 이직에 관한 정보를 공유한다. 정보기술(IT) 업계 엔지니어 일을 6년간 해온 직장인 이중근(32) 씨는 “같은 직군의 사람들과 스터디를 꾸준히 해오고 있다”며 “오픈 카톡방이나 커뮤니티를 이용해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고 공부하는 모임”이라고 설명했다.
느슨한 연대의 중심에 스마트폰과 PC가 있다 보니 MZ세대는 이들 기기에 친밀감을 보이기도 했다. 심층 인터뷰 대상자 32명에게 ‘최근 한 달간 가장 친밀감을 느낀 대상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한 결과, 5명 중 1명꼴로 스마트폰이나 PC에 친근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김설희(여·28) 씨는 “사람 상대하는 일을 하고 집에 돌아오면 스마트폰 하는 시간이 제일 편하고 좋다”고 전했다.
나주예 기자 juye@munhwa.com, 안수교 인턴기자
SNS로 수많은 이들과 연결
‘거리’유지하며 정보 등 공유
“느슨한 연대를 선호하죠. 학생 때는 입시·취업 때문에 억압받고, 취업 후 직장에서는 경쟁에 치이고…. 개인 생활까지 억압받고 싶지는 않아요.”
생산직으로 근무하는 박명준(35) 씨는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직장에서의 인간관계는 그만두면 끝날 것이고, 이직해서 (과거 직장의) 인간관계가 이어진 적이 없다”며 “타인이 나에게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돌이켰다. ‘우리’나 ‘집단’을 강조했던 기성세대의 끈끈한 연대와 달리 MZ세대는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나 자신’을 중시하며 사람들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기도 한다.
이는 대면을 통해 한정된 공간에서만 사람들을 사귀었던 기성세대 시절과 소통 환경이 달라진 데 기인한다. MZ세대는 카카오톡(카톡), 인스타그램(인스타)이나 페이스북(페북)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수많은 사람과 실시간으로 연결돼 있다. 마음만 먹으면 과거 동창을 찾는 일도, 해외 친구를 사귀는 일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김윤영(여·30) 씨는 “인스타로 유지할 수 있는 인간관계 범위가 넓어졌다”며 “꼭 쌍방 소통이 아니라 일방적 방식만으로도 지속해서 소통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MZ세대는 이런 환경 속에서 개인의 시간과 감정을 ‘타인’보다 ‘나’에게 집중한다. 최현수(28) 씨는 “느슨한 연대는 곧 개인의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치열한 입시와 바늘구멍보다 좁은 취업, 경쟁적 사회생활 등 ‘나 하나 챙기기도 바쁜 여건’에서 느슨한 연대는 MZ세대의 새로운 생활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끈끈한 연대를 위해 상대방의 감정까지 고려해야 하는 것 자체가 이들에게 ‘감정노동’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취업준비생 김경민(여·28) 씨는 “인간관계라는 것에는 장점도 있겠지만, 서로 부담이 없는 게 좋다”며 “정기적으로 모이지만 규칙과 부담이 없는 모임이 있다면 가성비(노력 대비 좋은 결과) 있게 관계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MZ세대의 이런 방식이 이기적이라거나 인간관계 자체에 소홀하다는 것은 아니다. 문화일보의 MZ세대 32인의 심층인터뷰·설문조사 결과, 인간관계가 ‘아주 중요하다’는 응답은 46.9%(15명), ‘조금 중요하다’는 40.6%(13명)였다. 단지 이들은 내가 존중받고 싶은 만큼 상대의 영역도 침범하지 않는 관계를 원했다. 김민하(여·29) 씨는 “워낙 사람에게 치이다 보니, 서로에게 부담을 주지 말자는 관계가 나 또한 편하게 생각된다”고 전했다.
MZ세대가 보는 느슨한 연대의 장점은 ‘취향’과 ‘목적’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들과 부담 없이 만나고 헤어진다는 데 있다. 이들은 커뮤니티나 앱 등을 통해 취미를 함께할 수 있는 모임을 찾거나 취업이나 이직에 관한 정보를 공유한다. 정보기술(IT) 업계 엔지니어 일을 6년간 해온 직장인 이중근(32) 씨는 “같은 직군의 사람들과 스터디를 꾸준히 해오고 있다”며 “오픈 카톡방이나 커뮤니티를 이용해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고 공부하는 모임”이라고 설명했다.
느슨한 연대의 중심에 스마트폰과 PC가 있다 보니 MZ세대는 이들 기기에 친밀감을 보이기도 했다. 심층 인터뷰 대상자 32명에게 ‘최근 한 달간 가장 친밀감을 느낀 대상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한 결과, 5명 중 1명꼴로 스마트폰이나 PC에 친근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김설희(여·28) 씨는 “사람 상대하는 일을 하고 집에 돌아오면 스마트폰 하는 시간이 제일 편하고 좋다”고 전했다.
나주예 기자 juye@munhwa.com, 안수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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