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수사권 축소·박탈 역사

지난 수십 년간 정권의 최대 과제는 무소불위로 군림해온 검찰 권력의 축소였다. 정권이 자신을 겨냥한 수사를 막으려는 의도란 시각도 있었지만, 잘못된 수사 관행을 고치기 위한 개혁으로 보는 시민의 여망도 녹아 있었다. ‘검찰 힘 빼기’에 나선 정권과 검찰권 독립을 추구하는 검찰이 정면으로 부딪치며 큰 갈등을 빚기도 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최대 부패 수사처로 불리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중수부) 폐지를 추진하며 정권과 검찰이 강대강으로 맞붙었다. 판사 출신인 여성 법무부 장관으로 강금실 전 장관이 투입돼 ‘검찰 개혁’을 추진하며 중수부 폐지를 밀어붙이자 강성(强性) 검찰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송광수 당시 검찰총장은 불법 대선 자금 수사 이후인 2004년 6월 중수부 폐지를 논의하자 수사권 독립을 외치며 “내 목을 쳐라”고 했다. 이후 강 전 장관이 경질되며 논란이 일단락됐지만, 이후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도 검찰 수사권은 축소와 박탈의 연속이었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엔 대검 중수부에서 수사받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면서 중수부 폐지론이 재점화했다. 대선 주자였던 당시 문재인·박근혜 후보가 모두 중수부 폐지를 공약으로 삼으면서 2013년 4월 중수부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권력형 비리를 견제하기 어려워졌다는 현실적 문제가 발생하며 2016년 1월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특수단)이 신설되기도 했다. 특수단은 중수부의 순기능만을 되살리겠다는 취지로 한시적 형태로 탄생했지만, 정치 편향적 수사에 대한 우려는 계속 제기됐다.

문재인 정부에선 ‘검찰 개혁’을 화두로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폐지하는 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조국·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선두에 섰다. 검·경 수사권 조정을 통해 경찰에 수사 종결권이 주어졌고, 공직자 비리를 전담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신설되는 등 검찰권은 여러 기관으로 쪼개졌다.

이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은 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으로 헌법 정신에 위배된다”고 반발했다. 문 정부는 검찰의 직접 수사를 ‘6대 범죄’(부패·경제·선거·방위사업·공직자·대형참사)로 제한한 데 이어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일선 검찰청의 ‘형사 말부’에선 검찰총장 승인을 받아야만 직접 수사가 가능토록 했다.

검찰의 수사권이 역대 최소로 줄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정권 말기 권력 수사를 방해하려는 집권 세력의 의도가 깔려 있다는 비판도 동시에 나온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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