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 응암동 214-23번지 앞 지장전주가 이전하기 전(왼쪽)과 후의 모습. 은평구청 제공
서울 은평구 응암동 214-23번지 앞 지장전주가 이전하기 전(왼쪽)과 후의 모습. 은평구청 제공
- 방치됐던 지역 현안 등 해결

은평구 전봇대 이설비용과 관련
市 “구청 예산 써도 무방” 답변
명확한 법령해석으로 빠른 추진

백화점·대형마트 내 문화센터
교통유발계수 적용 기준 통일도


도로 한복판에 위치해 오갈 때 불편을 주는 전봇대 정비 사업에 구청 예산을 사용해도 문제 삼지 않겠다는 판단을 서울시가 내려 시민들의 편의를 개선했다. 또 백화점·대형마트 내 문화센터에 적용할 교통유발부담금 산출을 위한 교통유발계수 기준을 통일해 규제 형평성을 높였다. 이들 사례 모두 신속하고 창의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적극 행정에 따른 성과로 분석된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통행에 불편을 주는 전봇대(이하 지장전주)를 다른 곳으로 옮길 때 비용을 부담할 대상이 불명확한 경우 구청의 예산을 사용해도 되는지에 대한 은평구의 사전 컨설팅 신청에 시는 “은평구는 도로 상태를 쾌적하게 할 의무가 있는데도 법령 해석이 모호해 필요한 행정을 방치하는 건 행정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것”이라며 “가능하다”고 답했다.

은평구는 관내 지장전주 약 320개를 다른 곳으로 옮기려고 했지만 구 예산을 사용해도 되는지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전기통신사업법상 지장전주 이전 비용은 원인을 만든 쪽에서 부담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장전주를 초래한 자’를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시의 이 같은 판단 덕에 은평구는 구청 예산으로 지장전주를 옮겨 주민 편의를 크게 높일 수 있었다. 은평구는 2019년부터 지금까지 총 47개의 지정전주를 다른 곳으로 옮겼다. 그 가운데 1개는 올해 구 예산 1800만 원을 들여 이전했다. 시는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유사한 혼란을 겪을 수 있어 이 사례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현재 중구, 동작구 등이 은평구와 같이 지장전주 이전 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 시는 백화점·대형마트 내 문화센터에 대규모 점포 교통유발계수(10.92)를 적용할지, 교육연구시설 교통유발계수(1.42)를 반영할지 묻는 영등포구의 사전 컨설팅 신청에 전자로 봐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판례, 교통유발부담금 부과 취지, 관련 규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들 문화센터는 백화점 등을 이용하는 소비자 편의 시설로 보는 게 합리적이란 판단이다.

이번 해석은 시가 10년 이상 계속된 논의에 대한 자체 기준을 정립해 규제 형평성을 높였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 쟁점은 2004년 이래로 국토교통부와 법제처, 감사원의 해석이 엇갈리며 같은 백화점 내 문화센터라도 구별·업체별로 기준이 달랐다. 시는 이번 해석을 기반으로 지난 5월 ‘대규모 점포 내 문화센터 교통유발계수 적용 개선 계획’을 수립해 각 구청에 공지했다. 이에 올해 교통유발부담금이 부과되는 7월 31일에는 서울시 백화점·마트 내 25개 문화센터의 교통유발계수가 조정될 예정이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
민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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