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세미만 여성 무료 불임시술
법안 통과… 마크롱 공약 실현


파리 교외에 혼자 살고 있던 베네딕트 블랑셰(40)는 3년 전 아이를 낳기로 결심했지만, 프랑스에선 불가능했다. 프랑스 법은 결혼했거나 최소 2년 이상 동거하며 난임 문제를 겪고 있는 부부에게만 정자 기증이나 체외수정과 같은 의학적 치료를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덴마크에서 2차례 인공수정을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다시 포르투갈로 넘어가 인공수정 병원을 직접 차린 끝에 출산에 성공했다. 블랑셰는 이 모든 과정에 필요한 1만5000유로(약 2021만 원)를 지불하기 위해 대출까지 받았다. 그녀는 독일 방송 도이체벨레에 “프랑스에서 미혼 여성으로 아이를 낳는 것은 산을 옮기는 일과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부터 프랑스에선 미혼 여성들과 동성 부부가 아이를 갖기 위해 국경을 넘어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지 않아도 된다. 프랑스24 등에 따르면 프랑스 의회는 29일 인공수정, 체외수정 등 불임 시술 대상을 모든 여성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생명윤리법안을 찬성 326표, 반대 115표로 가결했기 때문이다. 새 법에 따르면 43세 미만의 모든 여성에게 불임 시술에 대한 접근권이 보장되며, 비용은 전액 보건당국이 부담한다.

이와 유사한 법안은 벨기에·스페인·덴마크·핀란드·아일랜드·룩셈부르크·몰타·네덜란드·포르투갈·스웨덴 등 유럽연합(EU) 소속 10개국, EU 외 국가 중에선 아이슬란드·노르웨이 등에서 이미 시행돼왔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2017년 대선 당시 이를 공약으로 내걸었고, 취임 후 2019년 8월 법안을 발의했지만 보수층과 기독교 세력의 반발에 부딪쳐 약 2년간 공전했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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