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1년 제 2회 추가경정예산안’ 브리핑을 시작하기 전 인사하기 위해 일어서고 있다. 오른쪽부터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 홍 부총리,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이재영 행정안전부 차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1년 제 2회 추가경정예산안’ 브리핑을 시작하기 전 인사하기 위해 일어서고 있다. 오른쪽부터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 홍 부총리,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이재영 행정안전부 차관.

- 혼란의 재난지원금 형평성 논란

소득 하위 80% 기준만 정해져
어떤 가구가 받을지 아직 미정
근거 자료로 활용될 건보료는
직장·지역가입자 반영시점 달라
건보료 낮은 고액 자산가 받고
연봉 1억 무주택자 못받을 수도


1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정부의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곳곳에서 시스템 미비에 따른 구멍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 추경의 핵심인 재난지원금은 ‘소득 하위 80%’란 지급 기준만 정해졌을 뿐 실제 대상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무엇보다 5200만 명 국민의 소득을 줄세우기 하는 과정에서 자칫 소득이 같거나 1원 차이가 나더라도 4인 가구 기준으로 최대 100만 원을 받느냐, 못 받느냐 여부가 엇갈릴 수 있어 해당자의 반발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소득 하위 80%를 가리는 근거자료인 건강보험료의 경우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의 반영되는 소득 시점이 달라 공정 시비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내달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해 정책이 시행되기 전까지 구멍을 메우겠다는 방침이지만, 추경안에 따른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총 33조 원 규모의 이번 2차 추경안 중 10조4000억 원이 투입될 5차 재난지원금은 아직 어떤 가구가 받을 수 있는지는 깜깜이다. 구체적으로 연 소득이 얼마 정도여야 소득 하위 80%에 해당하는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급대상이 특정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하게 예산부터 배정한 셈이다. 정부는 범부처 공식 태스크포스(TF)를 통해 6월 말 기준 건강보험료와 주민등록 등을 합쳐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가구별 커트라인을 내달 발표할 예정이다.

문제는 곳곳에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이다. 건보료를 통해 ‘소득 하위 80%’를 산출하는 작업 자체가 쉽지 않다. 80%와 80.00001%의 경계선에서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자칫 상위 소득자를 일부 배제하면 80%, 81%의 차이를 반영하기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또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 간 형평성 논란도 불가피하다. 100인 이상 직장가입자의 경우 건보료에 최근 소득이 반영되지만, 100인 이하 직장가입자는 지난해 소득,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이 5~7월인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지역가입자는 2019년 소득을 기준으로 건보료가 책정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에 따른 타격이 가장 클 지역가입자의 경우 정작 코로나19 상황이 반영되지 못하는 셈이다. 정부는 7월 말 재난지원금 지급대상 ‘소득 하위 80%’의 가구별 커트라인을 발표한 뒤 8월 중순까지 전국 주민센터를 통해 이의제기 신청을 받아 소득보정을 한다는 방침인데 혼란을 피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소득이 없어 건보료는 낮지만, 재산은 많은 고액 자산가가 월급쟁이 가구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

약 1조1000억 원이 투입되는 상생소비지원금, 일명 신용카드 캐시백 제도는 아직 비교 대상인 2분기 카드사용액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았다. 정부가 캐시백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용처에 백화점, 대형마트, 온라인쇼핑몰 등을 제외하면서 사용액을 산정하기가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분기 기준금액은 카드사 및 여신협회 등과 정부가 TF를 구성해서 7월 중 산정 작업에 들어가 8월 시행될 때엔 국민이 확인할 수 있도록 준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제도가 시행되는 8월이 돼서야 각자의 캐시백 기준금액을 알 수 있다는 의미다. 재난지원금 지급기준이 국회 심의 과정에서 변경될 수도 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TBS라디오 인터뷰에서 재난지원금과 관련해 “맞벌이 부부 등에는 (커트라인을) 조금 늘려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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