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의 한 직원이 간편보고시스템을 이용해 업무를 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4월부터 비대면으로 간편하게 결재하는 간편 보고 시스템을 도입했다. 실용적인 것을 추구하는 MZ세대의 특성을 반영해 보고서 양식을 채우는 데 소비하는 시간을 줄이는 대신 업무 본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현대백화점의 한 직원이 간편보고시스템을 이용해 업무를 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4월부터 비대면으로 간편하게 결재하는 간편 보고 시스템을 도입했다. 실용적인 것을 추구하는 MZ세대의 특성을 반영해 보고서 양식을 채우는 데 소비하는 시간을 줄이는 대신 업무 본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17) 수평 조직문화 현대백화점

PC·모바일 등 손쉬운 보고로
MZ세대 직원들에 동기 부여

460여개 보고서 양식도 대체
시간 절약하고 업무능률 올라 익

명으로 운영하는 커뮤니티
아이디어·정보 공유의 메카로


현대백화점그룹은 MZ세대 직원들과의 소통을 위해 사내 조직문화를 바꾸는 다양한 실험에 나섰다. 직원 모두가 자발적인 동기부여를 바탕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의견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팔을 걷고 시스템을 뜯어고쳤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4월 사내보고 문화 개선을 위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회사 내 2만여 개의 ‘결재판’을 폐기하고 사내 온라인 모바일 그룹웨어(업무관리 프로그램)를 통해 비대면으로 간편하게 결재하는 ‘간편 보고 시스템’을 도입했다.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MZ세대 직원들을 위해 대면보고 방식에서 벗어나 비대면 보고 문화를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다.

‘간편 결재’와 ‘보고톡(TALK)’으로 구성된 현대백화점의 간편 보고 시스템은 디지털 기기 활용에 익숙한 젊은 직원들을 위해 PC는 물론 모바일을 통해서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품의서나 내부 공문·근태 등 기존에 사용되던 결재 문서 양식 대신 5∼6줄의 간단한 문장만을 적어 핵심만 보고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간편 결재 버튼을 누르면 일반 메신저의 쪽지 보내기 기능처럼 결재를 받을 사람과 제목, 내용을 적는 입력창이 열린다.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는 “불필요한 내용을 넣지 않고 핵심이 되는 내용만 입력하면 되기 때문에 보고에 걸리는 시간도 크게 줄었다”며 긍정적인 반응이 잇따라 나왔다.

이 같은 변화가 호응을 얻으면서 현대백화점은 아예 460여 개의 기존 보고서 양식을 모두 간편 보고 시스템으로 대체했다. 틀에 박힌 허례허식보다는 실용적인 것을 추구하는 MZ세대의 특성을 반영해 보고서 양식을 채우는 데 소비하는 시간을 줄이는 대신 업무 본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대면보고 축소를 위해 업무 내용을 비대면으로 보고하거나 공유할 수 있는 기능도 도입했다. 결재가 필요 없는 내용을 일과시간 중 팀 내에 전달하고 공유하는 일종의 팀 공유 대화방으로, 전달된 내용에 대해 수시로 공유하거나 확인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 측은 재택근무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업무 공유 등 직원 간 소통을 독려하고 개인 SNS 메신저와 업무 메신저를 분리해 직원들의 사생활까지 존중하기 위한 기능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보고 문화 개선은 기존 톱다운(Top-down·하향식) 방식의 수직적 조직문화에서 MZ세대가 기탄없이 의견을 낼 수 있는 보텀업(Bottom-up·상향식) 방식 기반의 수평적 조직문화로 나아가기 위한 첫 단계”라면서 “간편 보고 시스템 도입이 사내 보고 문화 개선은 물론, 임직원 간의 소통까지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현대백화점은 투명한 정보공유와 소통을 중시하는 MZ세대 직원들을 위해 지난 2월부터 사내 온라인 그룹웨어와 모바일 그룹웨어에 익명으로 자유로운 글 작성이 가능한 사내 커뮤니티 ‘스파크(SPARK)’를 오픈해 운영 중이다. 스파크에는 업무 및 조직문화 관련 개선 요청 등을 제안할 수 있는 오픈인사이트·스페셜인사이트 게시판과 임직원 간 중고거래 및 생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플리마켓과 꿀팁마켓 게시판 등이 개설됐다. 스파크는 오픈 두 달 만에 임직원들의 일 평균 조회 건수가 1500회를 돌파하는 등 현대백화점 구성원들의 대표 소통 창구로 떠올랐다. 업무 관련 문의나 제안 작성 시 수신인을 ‘태그’할 수 있게 해 빠른 피드백도 유도했다. 지정된 업무 담당자는 해당 내용에 대해 1주일 내 답변 혹은 문의 담당자 이관 등의 피드백을 해야 한다. 젊은 직원들은 이 밖에도 스파크 커뮤니티 내에서 무료 나눔이나 주변 맛집 정보 공유 등을 통해 활발하게 소통 중이다.

현대백화점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심리진단 프로그램인 ‘에니어그램(Enneagram)’도 운영 중이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최근 다시 열풍이 불고 있는 ‘성격유형검사(MBTI)’처럼 자신의 성향을 적극적으로 알리면서도, 한편으로는 존중받기 원하는 젊은 세대들의 특성을 활용해 새로운 사내 소통문화를 만들어보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현대백화점에서 운영 중인 에니어그램은 성격 및 행동 유형을 화합가·도전가·열정가·신뢰가·통찰가·예술가·성취가·조력자·완벽주의자 등 총 9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각 성격 유형을 대표하는 특징 키워드와 행동 특성, 강점은 물론 스트레스 관리법, 유형별 상사 또는 후배 사원과의 적합한 대화 방식 등을 사내 인트라넷에 공유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진단을 통해 분석된 성격 및 행동 유형은 사내 인트라넷 개인 프로필로도 설정해 보여줄 수 있다.

현대백화점 측은 “MZ세대를 포함, 모든 직원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의견을 적극 청취하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소통 강화를 위한 제도 마련과 조직문화 개선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

/ 제작후원 /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그룹, SK, 롯데, 포스코, 한화, 이마트, CJ, 카카오, 네이버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