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서열 1·2위-총리 경질한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간부들의 ‘직무 태만’을 언급하며 정치국 상무위원에 대한 경질이 이뤄진 가운데 군 서열 1, 2위가 동시에 경질됐다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경제사령탑인 총리의 실각 가능성도 제기된다. 코로나19 관련 강력한 통제 조치로 인한 주민의 불안을 가라앉히고 ‘김정은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한 ‘피의 숙청’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온다.
1일 정보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조선중앙TV에 중계된 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과 김재룡 조직지도부장 방향을 가리키며 질책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리 부위원장은 회의 의결 장면에서 다른 정치국 간부들과 달리 손을 들지 않았고, 어두운 표정으로 책상만 응시하고 있다. 그의 실각을 두고 최근 식량난 속에서 김 위원장이 내린 군량미 반출 특별명령 미이행에 따른 책임추궁이란 설이 제기되고 있다. 군 서열 2위인 박정천 군 총참모장 또한 이날 회의 의결에 거수하지 않았고, 최상건 당 과학교육부장은 회의에 나오지 못해 2명 모두 경질된 것으로 보인다.
정치국 상무위원 중 김덕훈 총리 또한 확대회의 토론에 참여하지 못했는데, 최근 경제난에 따른 책임 추궁을 당해 실각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정치국 상무위원은 김 위원장을 포함해 5인에 불과한데 2명의 실각 가능성이 거론되는 셈이다.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과 현송월 부부장은 이날 토론자로 나섰다. 이에 김 부부장이 정치국 위원 혹은 후보위원으로, 현 부부장의 후보위원 보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김 부부장과 리일환 근로단체부장은 당일 회의에서 주석단 양 끝에 자리해 상무위원에 발탁됐을 가능성도 흘러나온다.
김 위원장 체제에서 당·군 인사에 대한 숙청은 수시로 이뤄졌다. 하지만 이번 확대회의에서 언급된 직무 태만과 함께 비위와 직결되는 군량미 문제까지 제기되거나 연말 경제난과 맞물리면 숙청 수위는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계속되는 통제로 발생하는 주민의 분노를 간부 탓으로 돌리고 주민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숙청의 강도를 높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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