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북한 평양 제4초등학교의 한 직원이 방역복을 입고 학교시설에 대한 소독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전날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중대 사건이 발생했다”며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간부들의 무능과 무책임을 질타하고 문책성 인사까지 단행했다.  AP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북한 평양 제4초등학교의 한 직원이 방역복을 입고 학교시설에 대한 소독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전날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중대 사건이 발생했다”며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간부들의 무능과 무책임을 질타하고 문책성 인사까지 단행했다. AP 연합뉴스
코로나·경제난 불만 내부단속
軍서열 1·2위-총리 경질한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간부들의 ‘직무 태만’을 언급하며 정치국 상무위원에 대한 경질이 이뤄진 가운데 군 서열 1, 2위가 동시에 경질됐다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경제사령탑인 총리의 실각 가능성도 제기된다. 코로나19 관련 강력한 통제 조치로 인한 주민의 불안을 가라앉히고 ‘김정은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한 ‘피의 숙청’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온다.

1일 정보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조선중앙TV에 중계된 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과 김재룡 조직지도부장 방향을 가리키며 질책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리 부위원장은 회의 의결 장면에서 다른 정치국 간부들과 달리 손을 들지 않았고, 어두운 표정으로 책상만 응시하고 있다. 그의 실각을 두고 최근 식량난 속에서 김 위원장이 내린 군량미 반출 특별명령 미이행에 따른 책임추궁이란 설이 제기되고 있다. 군 서열 2위인 박정천 군 총참모장 또한 이날 회의 의결에 거수하지 않았고, 최상건 당 과학교육부장은 회의에 나오지 못해 2명 모두 경질된 것으로 보인다.

정치국 상무위원 중 김덕훈 총리 또한 확대회의 토론에 참여하지 못했는데, 최근 경제난에 따른 책임 추궁을 당해 실각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정치국 상무위원은 김 위원장을 포함해 5인에 불과한데 2명의 실각 가능성이 거론되는 셈이다.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과 현송월 부부장은 이날 토론자로 나섰다. 이에 김 부부장이 정치국 위원 혹은 후보위원으로, 현 부부장의 후보위원 보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김 부부장과 리일환 근로단체부장은 당일 회의에서 주석단 양 끝에 자리해 상무위원에 발탁됐을 가능성도 흘러나온다.

김 위원장 체제에서 당·군 인사에 대한 숙청은 수시로 이뤄졌다. 하지만 이번 확대회의에서 언급된 직무 태만과 함께 비위와 직결되는 군량미 문제까지 제기되거나 연말 경제난과 맞물리면 숙청 수위는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계속되는 통제로 발생하는 주민의 분노를 간부 탓으로 돌리고 주민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숙청의 강도를 높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정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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