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휴가철 대책 등 대동소이 “현안보다 민심 얻기용 아니냐” 4곳 위원장, 단체장과 친분 중립 논란… 유착 고착화 우려
검·경 수사권 조정에서 시작된 경찰 개혁의 마지막 퍼즐인 자치경찰제가 1일 전국에서 전면 시행됐다. 교통·가정폭력 등 주민 생활과 밀접한 경찰권 일부가 지방자치단체에 부여되면서 신속한 치안 서비스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지자체가 성과만 강조하고 내용은 부실해지는 속 빈 강정 식 포퓰리즘 치안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도 흘러나오고 있다.
경찰청은 대통령 직속 자치분권위원회와 행정안전부 공동으로 이날 오전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자치경찰제 전면시행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자치경찰제는 경찰 출범 76년 만에 이뤄지는 중대 변화다.
이날 전해철 행안부 장관 주재로 ‘자치경찰 협력회의’도 진행됐다. 회의에 참석한 김창룡 경찰청장, 김순은 자치분권위원회 위원장, 전국 시·도자치경찰위원장(18명)은 시범운영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제도 개선 방향 등을 논의했다. 김 청장은 “자치경찰제가 튼튼히 뿌리내리도록 경찰청 차원의 협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시행 직전 출범이 이뤄진 서울(6월 24일), 세종(6월 29일), 경기 남·북부(6월 30일)를 제외한 14개 시·도자치경찰위원회의 1호 시책도 공개됐다. 그러나 내용이 대동소이해 지역 맞춤형과 동떨어진 ‘포퓰리즘 치안’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공개된 시책을 보면, 아동 안전 대책을 추진하는 시·도가 5개(인천, 광주, 충북, 전북, 경남)로 가장 많았다. 그 외 휴가철 종합 치안, 정신질환자 응급입원 체계 고도화 등도 각각 2개 시·도에서 1호 시책으로 선정됐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아동 프레임은 아동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부모 세대까지 아우를 수 있는 단어”라며 “이 때문에 당장 필요한 현안보다는 시·도지사의 치안 민심을 얻는 수단으로 활용될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 토착 세력과의 유착이 고착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위원장의 경우 임명권이 광역자치단체장에게 있는 만큼 유착 여부 등 정치적 중립성 확보 여부가 관건이지만, 4개 시·도의 초대 위원장이 현 시·도지사와 접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의 정용환 위원장은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박형준 부산시장 선거캠프에 몸담았고, 경남의 김현태 위원장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김경수 경남지사의 후원회장을 지냈다. 제주의 김용구 위원장도 도 기획조정실장으로 재직했으며, 인천의 이병록 위원장은 박남춘 인천시장과 행정고시 24회 동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