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해운운임 담합 이유로 제재
공정위 최대 5600억 과징금 통보
업계 “엇박자 행정에 생존 위기”
해운업계가 해운산업을 대대적으로 재건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하고는 또 한 켠에서는 해운운임 담합을 이유로 천문학적인 과징금을 부과하려는 정부 부처의 엇박자 행정으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업계는 유가 상승으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과도한 과징금을 떠안게 될 경우 중소선사의 생존까지 위협당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수출입기업들도 선복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위기 국면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국내 선사들은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할까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컨테이너선 운임 시황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달 25일 기준 3785.4를 기록하며 7주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해운 운임이 높아지면서 컨테이너 선사들의 실적 호전도 예상되지만 동시에 국제 유가도 함께 상승하고 있다. 선사들의 수익성이 예상보다 높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8월물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기준 배럴당 73.47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36달러 저점 이후 지속해서 상승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정위는 국내 컨테이너 선사에 최대 5600억 원의 과징금을 통보했다. 목재 수입업계는 2018년 국내 선사들이 동남아 항로 운임 가격을 일제히 올렸다고 공정위에 신고한 이후 선사와의 대화를 통해 공정위 신고를 취소했다. 그런데도 공정위의 과징금 처분이 나온 것이다. 공정위는 여기에 더해 한∼일·한∼중 항로에 대한 추가 조사에 나섰다.
해운업계는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로 혼란스럽다는 입장이다. 앞서 해양수산부는 해운 재건과 글로벌 해운 선도국가로의 도약을 목표로 선화주 상생과 국내외 물류기반 확보, 한국형 선주사 도입육성 등 ‘해운산업 리더국가 실현전략’을 발표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이제야 숨통이 트이는 줄 알았는데 정부가 3년 전에 해결된 줄 알았던 사안에 대해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했다”면서 “중소 선사들은 과징금 납부를 위해 선박을 매각하는 등 생존의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운 기업 공동행위는 해운법에 따라 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무역업계 관계자는 “해운업계에 대한 과징금 부과가 선사들의 선박 매각, 한국발 선복량 축소, 운임 추가 상승 등으로 이어진다면 수출업계는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정민 기자 jay@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