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60세 이상 고령 1주택자에 대해 종합부동산세 납부를 연기해주는 ‘과세이연(移延) 제도’를 추진하겠다고 한다. 납세 담보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양도·증여·상속 등 소유권 변동 시점까지 세금 납부를 미뤄주되, 매년 세법상 이자 상당액(1.2%)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소득 3000만 원 이하인 1주택자로 실거주하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고려 중이라고 한다. 홍남기 장관은 지난 30일 “(여당과 종부세를 협의할 때)과세이연 아이디어를 냈었다”면서 “이미 검토했던 것이어서 이 제도를 도입해 볼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과세이연은 종부세 문제의 본질과는 거리가 멀다. 높은 세율·세금이 관건인데 이를 그대로 둔 채 납세 시기만 미뤄준다는 것은 일단 책임 추궁을 피하고 보려는 꼼수에 불과하다.

상속세라면 과세가 1회뿐이니 이연이나 분납으로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그렇지만 종부세는 이와 달리 매년 과세한다. 양도·상속 때까지 납세를 미뤄봐야 결국 이자까지 붙어 나중에 낼 세금은 갈수록 불어난다. 조삼모사를 넘는 속임수다. 게다가 연기 기간 중의 담보물 가치 변동, 증여·상속받은 자녀의 세금 회피 가능성 등 변수도 많다. 7월은 국회에서 큰 논란을 빚고 있는 ‘상위 2%’ 과세를 위한 종부세법을 개정할 예정이고, 재산세 고지서 발부·납부도 예정돼 있다. 비판 여론을 피하려고 이연과세로 물타기 한다는 의심을 받아도 무리가 아니다.

내년 대선에서 세금폭탄에 따른 거센 후폭풍이 우려되자 정권 차원에서 무리수를 남발한다. 세계에 유례없는 2%의 비율 과세도 모자라 세금 납부를 수십 년 미뤄주겠다는 편법까지 동원해 유혹하고 있다. 부동산 정책 실패로 집값을 수억∼수십억 원 올려놓고 무리하게 공시가 상향을 밀어붙여 세금폭탄을 만든 게 문제의 본질이다. 무능 정권이 꼼수를 남발해도 종부세 문제는 갈수록 더 꼬인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