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하현 연세대 경제학과 특임교수

정부가 1일 임시 국무회의까지 열어 코로나19 피해 지원(재난지원금)을 위해 33조 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확정했다. 이번 2차 추경과 이미 확정된 예산(기정 예산) 3조 원을 합치면 올해 코로나19 대책 예산은 36조 원이나 된다. 정부는 대부분의 재원을 세수 증가분을 통해 확보할 계획인 것 같다. 여기에는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

우선, 재난지원금에 관한 문제다. 이번 5차 재난지원금은 전 국민 지급이 아닌 ‘소득 하위 80% 지급’으로 결정했다. 일각에서는, 상위 소득자를 배제하는 기준으로 80%와 81%는 무슨 차이가 있느냐면서 애매한 지급 기준을 따진다. 시중에서는 소득 수준으로 국민을 편가르기 한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재난지원금은 하늘에서 떨어진 돈이 아니라 국민의 혈세를 사용하는 만큼 모든 국민이 차별받지 않고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보편 지급을 하거나, 모두가 납득할 만한 합리적 기준을 바탕으로 선별 지급해야 한다. 그것이 논란을 최소화하면서 재난지원금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이다. 다만, 재난지원금은 전 국민에게 지급하기보다는 코로나19로 인해 실제로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에게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게 최선책이다.

둘째 문제는 점점 불어나는 국가채무다. 2016년 약 627조 원이었는데 지난해에는 847조 원까지 늘어 현 정부 4년 동안 35%나 증가하는 가파른 상승세다. 반복되는 추경으로 인해 국가채무 1000조 원 시대가 곧 도래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향후 재정준칙을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자 이를 개정하려는 움직임마저 보인다. 지난해 10월 기획재정부에서 발표했던 재정준칙은 2025년부터 국가채무 비율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60% 이내로 관리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 준칙조차 지키기 어려워졌다. 지난 4차 재난지원금을 위한 1차 추경 당시 2024년 예상 국가채무 비율이 59.7%에 이르렀기 때문에 이번에 2조 원의 국가채무를 갚더라도 2차 추경이 확정되면 재정준칙의 마지노선인 60%를 2025년에 지키기 어렵다.

이런 논란과 우려가 초래된 이유는 묻지 마 식 추경 편성과 집행 때문이다. 지난 3월 시작된 1차 추경의 집행률이 상당히 저조하다는 지적도 있다. 1차 추경의 돈을 다 쓰지도 않은 상태에서 추가 세수를 투입해 2차 추경을 편성한 것이다. 이에 따라 1차 추경의 사업 선정과 예산 배정이 비효율적이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심각한 것은 추가 세수는 국가재정법에 따라 국채를 상환하는 데 우선으로 사용해야 하는데, 이를 어기고 2차 추경의 재원으로 사용한다는 점이다. 세금이 더 들어오면 추후 언제든 3차, 4차 추경도 서슴없이 편성할 수 있다는 나쁜 시그널을 줄 수 있다. 한마디로 재정 운용이 방만하다.

시중에서는 정부·여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매표(買票)용 추경을 또 만들지 않겠느냐 하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국가 재정 건전성을 무시하는 졸속 행정과 포퓰리즘 행보를 계속 보이면 결국 국민으로부터 추경의 의도 자체를 의심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 재정 건전성도 무시한 채 국민을 80% 대 20%로 갈라치는 포퓰리즘 재난지원금 꼼수는 결국 정부·여당의 기대와는 달리 대선 표심마저도 등을 돌리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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