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주 다투는 규칙
지주목·스프링클러·조명 기둥
움직일 수 없는 장해물로 무벌
화단은 골프장 로컬룰에 따라야
프린지 위 공엔 마크해선 안돼
그린에 조금이라도 걸치면 가능
한 홀에서 공 바꿔 치면 2벌타
드롭땐 한 홀이라도 교체 가능
점심 내기가 걸려 있어서 그런지 둘 다 한 치도 양보하지 않을 기세였다. 다행히 캐디가 해당 화단은 로컬룰로 무벌타 구제를 받을 수 있다고 ‘유권해석’을 해준 덕분에 무사히 라운드를 마칠 수 있었다. 카트 도로, 배수구, 스프링클러, 야간조명 기둥 등 골프장 곳곳에 있는 대부분의 인공물은 골프규칙에서 움직일 수 없는 장해물로 규정해 무벌타 구제가 가능하다. 원래 나무가 없던 곳에 미관을 위해 조성한 화단 역시 대개는 로컬룰에 따라 움직일 수 없는 장해물로 지정된다. 하지만 모든 화단이 다 그런 것은 아니므로 반드시 골프장이나 캐디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라운드를 하다 보면 규칙적용이 애매한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정규대회라면 경기위원이 있으니 별문제가 되지 않지만, 주말골퍼끼리 라운드할 때는 판정을 내려줄 사람이 따로 없어 크고 작은 다툼으로 번지기 일쑤다.
지주목 근처에 떨어진 공이 그런 경우다. 코스 주변의 나무는 자연물로 코스 일부이므로, 플레이에 방해가 될 경우 안전한 방향으로 레이업을 하거나 그나마도 어렵다면 벌타를 받고 원래 공이 있던 위치에서 홀에 가까워지지 않게 두 클럽 내에 드롭을 한 후 플레이를 해야 한다. 하지만 나무를 받치기 위해 설치된 지주목은 인공물이므로 벌타 없이 스윙에 방해가 되지 않는 위치에 공을 드롭하고 플레이를 할 수 있다. 그린에서도 논쟁이 자주 벌어진다. 공이 그린과 흔히 ‘프린지’ 혹은 ‘에이프런’이라고 부르는 그린 주변 지역의 경계에 놓였을 때가 대표적인 경우다. 온그린이라면 마크를 하고 공을 집어서 닦을 수 있지만, 온그린이 아니라면 그대로 퍼팅을 해야 한다. 판정 결과에 따라 플레이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보니 왈가왈부 언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때는 공의 일부라도 그린에 닿아 있으면 그린에 올라간 것으로 간주하고 공을 마크할 수 있다. 공과 홀을 잇는 퍼트선 위에 모래나 흙이 흩뿌려져 있다면 미세하게나마 공의 방향이나 속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페어웨이에서는 공 주위 잔디의 모래나 흙을 제거하면 라이(공이 놓인 상태)를 개선한 것으로 봐 2벌타를 받는다. 그래서 그린에서도 있는 그대로 퍼팅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골퍼들이 있다. 하지만 그린에서 모래나 흙은 제거할 수 있는 자연장해물(일명 루스임페디먼트)로 간주하므로 얼마든지 제거해도 된다.
티샷을 할 때는 슬라이스가 적고 거리가 많이 나는 딱딱한 투피스 공을 치고, 일단 그린에 공이 올라간 후에는 부드럽고 타구감이 좋은 스리피스 공으로 바꾸는 골퍼가 있다. 플레이 중 공에 금이 가거나 둘로 갈라지지 않는 이상 한 홀에서는 반드시 티잉 구역에서 플레이한 공으로 그 홀을 마쳐야 한다. 앞의 골퍼처럼 임의로 중간에 공을 바꾸거나, 단지 공에 흠집이 났거나 긁혀 칠이 벗겨졌다는 이유로 공을 교체할 경우 2벌타를 받는다. 단, 한 홀을 마치고 다음 홀로 갈 때, 즉 홀과 홀 사이에서는 얼마든지 공을 바꿀 수 있다. 또 같은 홀이라도 규칙에 따라 공을 드롭하거나 플레이스(바닥에 놓고)하는 경우에는 다른 공으로 교체해 플레이할 수 있다. 프로들은 대회 중 한 라운드를 시작해 마칠 때까지 반드시 같은 상표와 모델의 공을 사용해야 하지만, 일반 골퍼에게는 이런 제한이 없다.
국민대 골프과학산업대학원 교수
스포츠심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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