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1인, 소상공인 1만명 지원
뇌출혈 환자 속출·심리 상담도


“3조 원이 넘는 소상공인 피해지원금을 또 나눠줘야 한다니 한숨만 나옵니다. 또 여러 명이 병원 신세를 지겠네요.”

정부가 국무회의에서 33조 원 규모의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을 의결한 지난 1일 오후 만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 관계자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소진공은 추경안 중 3조2500억 원의 소상공인 피해지원금을 집행해야 할 주무 기관이다. 이 관계자는 “현재 소진공 정원이 672명인데, 우리나라 소상공인 수는 644만 명이다. 직원 1인이 1만 명의 소상공인을 지원한다고 보면 된다”며 “직원들이 다들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문재인 정부 들어 국내 경기가 위축되면서 추경이 일상화되고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본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이 반복되자 소진공 직원들은 심각한 업무 고통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진공은 그동안 코로나19 긴급경영안정자금, 새희망자금, 버팀목자금, 버팀목자금 플러스, 영업제한 소상공인 임차료 지원, 소상공인 고용연계 자금, 재도전장려금 등을 직접 챙겨왔다. 코로나19 재난지원금으로만 보면 지난해 9월, 올해 1월, 3월 등 세 차례 직접 집행했다. 2019년 공단이 지원한 소상공인 금융예산은 2조2163억 원이었는데 불과 1년(2020년) 만에 4조5535억 원으로 두 배로 늘어났다.

쏟아지는 지원금 집행 업무로 인해 직원들은 심각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5월엔 뇌출혈로 직원 한 명이 병원으로 후송됐으며 과로, 위경련, 디스크 등으로 병원 신세를 진 직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단 측에 따르면 상당수 소상공인의 막무가내식 폭언과 과다한 업무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심리상담을 받은 직원만 85명에 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소진공 노조를 중심으로 중소벤처기업부와 기획재정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은 물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직원을 살려달라’는 청원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자인 소진공 직원은 “하루가 멀다고 자살 이야기, 항우울제 이야기가 회사 블라인드 게시판에 올라온다”며 “직원들은 쓰러지고, 수술하고, 다수가 정신과 약을 먹으면서 버티고 있다”고 밝혔다. 이 직원은 “우리 회사 직원은 (소상공인이) 재난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응대하고 서비스를 제공해 준 잘못밖에 없는데 왜 소상공인들한테 욕을 먹어야 하느냐”고 토로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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