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 이상 소규모 업장 울상
“감방 가더라도 선택지 없어
외국인 노동자도 절반 떠나”


산업계의 우려에도 불구, 정부가 지난 1일부터 ‘5인 이상, 50인 미만’ 영세사업장까지 주 52시간 근무제 확대를 강행하자, 중소기업 업주들은 “회사 운영이 불가능한 처지에 몰리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특히 “위법을 감수하더라도 기존 인력 운영 방식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주 52시간 근무제를 위반한 사업주는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지기 때문에 자칫 중소기업 범법자를 대량 양산할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경남 김해에서 용접전문기업을 운영하는 최모 대표는 5일 “현재 상황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무대책’”이라며 “사람 구하기도 어렵지만, 추가로 사람을 뽑아서 공장을 돌리더라도 단가가 맞지 않으니 지금으로선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두 개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하나는 나중에 벌금을 맞든 감방을 가든 그냥 해오던 대로 공장을 돌리는 것인데 주변에 절반 이상은 이런 반응을 보인다”고 전했다. 나머지 하나는 성수기에 맞춰 수주 물량이 들어오더라도 조절하는 방식을 택하겠다고 했다. 범법자가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생산물량을 100% 가동하지 않겠다고 했다.

경기 화성에서 비금속업체를 하는 이모 대표는 “30인 미만 기업에는 주 52시간제 도입이 1년 유예되다 보니, 최근 우리 회사에 있던 외국인 노동자 절반 이상이 이직했다”며 “규모가 작은 회사라고 해도 돈을 더 벌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하는 건데, 기존에 12명 정도였던 외국인 노동자가 이제 5명밖에 남지 않아 회사 운영에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서울에서 특수강 업체를 운영하는 이모 대표는 “뿌리 산업이나 스타트업은 업종별 특수성으로 인해 도저히 주 52시간을 맞출 수가 없다”며 “돈을 더 벌고 싶어 하는 직원들이 신고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대부분 주 52시간 이상 회사를 돌릴 텐데, 사업주 입장에서는 ‘예비 범죄자가 될 위험을 안고 이렇게까지 기업을 해야 하나’하는 서글픈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중소기업 단체 관계자는 “기업들도 양질의 일자리, 저녁이 있는 삶 등의 가치에 적극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현실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정책은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야 할 기업들의 사기를 꺾고, 기업인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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