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민주)와 남편은 대구 출신으로, 같은 고등학교를 나왔습니다. 그런데 정작 고교 시절엔 서로를 몰랐습니다. 졸업 후 전 서울로 대학을 갔고, 남편은 인도로 봉사활동을 떠나면서 영영 만나지 못할 뻔 했죠. 그런데 동창이기 때문인지 페이스북 ‘알 수도 있는 친구’에 이름이 올라왔습니다. 남편이 절 팔로하면서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됐죠.
어느 날, 남편이 제게 처음 말을 걸었어요. 그래서 보게 된 남편의 일상은 저와 많이 달랐어요. 머나먼 인도에서도 활기차게 지내고 있는 모습을 보며 매력을 느꼈습니다. 이후 남편이 한국에 돌아오면서 저희는 만났고, 서로가 아주 비슷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가치관, 지향점 모두요. 마치 먼 길을 돌고 돌아 내 평생의 인연을 드디어 만난 듯한 그런 기분이었어요.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는 2014년 2월 어느 날, 고백을 받았습니다. 남편이 마인드맵을 해보자고 제안했어요. ‘봄’하면 연상되는 단어를 적어 내려가다가 이상형으로 연결됐고, 결국 저의 이름을 쓰더라고요. 저는 너무 설레 볼펜이 덜덜 떨릴 정도였어요.
그렇게 연애를 하게 됐습니다. 겁이 많은 저는 남편으로 인해 더 넓은 세상을 알게 됐어요. 남편과 함께 있으면 특별한 사람이 된 것 같았어요. 다소 건조한 성격이라고 자평하는 남편은 제 옆에서는 많이 웃게 됐죠.
그런 특별함은 결혼으로 이어졌습니다. 남편과 함께라면 평생 반짝이는 인생을 만들어갈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죠. 코로나19로 인해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어요. 그래도 손수 하나하나 준비하며 지난해 10월 9일 한글날에 ‘우리만의 것’이 가득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저희는 앞으로 이 행복을 단단하게 가꿔 나가려 합니다. 지금처럼 저희만의 방식으로 예쁘고 당당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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