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 ‘개인 정보법 개정’ 갈등

친중 인사 등 신상공개 대응한
민주화 시위대 규제 위해 추진
신문 폐간 이어 표현자유 제약

빅테크 기업들 반발…서한 보내
“현지법인 직원 처벌받을 우려”


페이스북과 트위터,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이 홍콩 정부가 추진 중인 개인정보법 개정과 관련해 홍콩 내 서비스 중단을 경고했다. 개인정보법 개정안은 당사자 동의 없이 ‘신상털기(doxxing)’가 이뤄질 경우 회사에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동시에 궁극적으로는 중국의 ‘감시사회’ 구축에 일조한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페이스북과 트위터, 구글 등이 속한 ‘아시아인터넷연합’(AIC)은 지난달 25일 개인정보법 개정과 관련해 서비스 중단을 경고하는 서한을 홍콩 정부에 보냈다. 홍콩 정부는 특정인을 위협 또는 협박하거나 괴롭힘 혹은 상해를 가하려는 의도에서 신상털기를 한 사람에게 최대 5년의 징역형 또는 100만 홍콩달러(약 1억45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개인정보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이는 최근 중국과 홍콩 당국이 핑궈르바오 폐간 등 강압 조치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 때 친중국 인사들에 대한 신상털기가 벌어졌던 일의 재발을 막으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2019년 민주화 시위대는 비무장 시위대에 실탄을 쏜 경찰 등의 신상을 인터넷에 공개하는 방식으로 경찰의 폭력진압에 대응했다. 당시 중국과 홍콩 정부는 경찰과 친중국 정치인 신상 공개 금지령을 내리고, 신상을 공개하는 SNS 사용자들을 추적한 바 있다.

‘빅테크’ 기업들은 서한에서 개인정보법 개정안에 대해 “완전히 불균형하고 불필요한 대응”이라며 “개정안은 표현의 자유를 축소하고 온라인에서 선의로 정보를 공유하는 행위도 범죄화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또 신상털기에는 반대하지만 “개정안의 모호한 문구로 인해 홍콩 현지법인과 직원들이 수사 및 기소 대상이 될 수 있다”며 “기업이 처벌을 피할 방법은 홍콩 내 서비스 제공과 투자를 멈추는 것뿐”이라고 밝혔다.

빅테크 기업들은 홍콩 당국에 법 위반사항을 명확히 규정할 것과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화상회의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중국이 홍콩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면서 홍콩 정부와 빅테크 기업 간 긴장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WSJ는 전망했다. 앞서 페이스북과 구글, 트위터는 지난해 7월에도 홍콩 국가보안법이 시행되자 홍콩 정부와 사법당국에 이용자 정보제공을 중단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홍콩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서한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개정안은 법률상 보장된 언론의 자유와 무관하다”며 “정부는 개정안이 홍콩에 대한 외국인 투자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강력히 반박한다”고 밝혔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suk@munhwa.com
김석

김석 기자

문화일보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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