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소고기값 90% 급등
대표요리 수출 전면중단 조치도
최대 밀생산지 러 파스타값 급등
식량가격지수 10년새 최대 상승


글로벌 식량 가격이 유례없이 치솟으면서 아르헨티나 쇠고기를 비롯해 러시아 파스타, 나이지리아 쌀요리(jollof·졸로프) 등 세계 각국의 주식(主食)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중국발 수요 급증, 유가 변동, 코로나19 확산·완화 등이 식량 가격 상승의 주원인으로 지목된 가운데 설상가상 곡창지대인 미 중서부 등이 가뭄 장기화에 시달리면서 ‘애그플레이션’ 공포가 커지고 있다.

5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쇠고기 진흥기구는 최근 1년 새 아르헨티나의 갈비 ㎏당 가격이 90% 이상 급등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1월 아르헨티나 육류업계는 국민 1인당 연간 육류소비량이 1956년 기록한 최고치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사상 최저인 49.7㎏으로 감소했다고 비판했다. 가격 급등에 따른 육류 소비 감소가 아르헨티나 대표 요리 ‘아사도’ 바비큐를 위협할 지경에 이르자 아르헨티나 정부는 한 달간 중국 등 해외수출을 전면 중단하는 극단적 조처를 하기도 했다. 미 싱크탱크 우드로윌슨센터의 벤저민 게단 아르헨티나 프로젝트 책임자는 “육류 가격의 정치학은 아르헨티나에서 특히 위험하다”고 평가했다.

세계 최대 밀 생산국 중 하나인 러시아에서도 파스타 가격 상승이 사회 문제가 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국무회의에서 경제가 어렵던 구소련 시절 먹던 “해군식 파스타”를 언급하며 “이건 용납할 수 없다. 이렇게 많은 수확을 하면서”라고 비판했다. 당시 러시아 국내 파스타 가격은 10.5% 급등한 상황이었다. 이후 러시아 정부는 파스타 수출 및 가격 인상을 규제하기 시작했다. 서아프리카 최대 인구의 나이지리아에서도 식품 가격 상승이 심상치 않다. SBM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 3월 졸로프 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 뛰었다. 졸로프 지수는 서아프리카 대표 주식인 쌀요리에 들어가는 식자재 가격 추이를 지표화한 수치다. 세계은행은 식량 가격 상승이 나이지리아인 700만 명을 빈곤 상태에 놓이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6월 초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5월 세계 식량가격지수(FF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급등한 127.1을 기록해 2011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중국의 곡물 수입량이 지난해보다 3000만t(123%) 증가할 것으로 추산되는 데다 유가 상승에 따른 운송비용 증가 등이 가격 상승을 견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코로나19 방역조치가 완화돼 외식이 늘면 가격 상승 폭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미 중서부, 브라질 등 세계적 곡창지대가 가뭄 등에 시달리면서 올가을 식량 대란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컬렌 헨드릭스 덴버대 교수는 “(전 세계 소비자들은) 정말 불안한 가을로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김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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