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액이 2조 원대인 라임·옵티머스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한 감사원 감사 결과가 5일 발표됐지만 의혹은 되레 증폭됐다. 정치인과 전·현 권력자 등이 다수 관여했고, 검찰 수사도 온갖 방해를 받는 등 권력형 펀드 사기 사건 정황이 농후한 데도 실무자에게만 실질적 책임을 묻는 식으로 결론지었기 때문이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계속 재임했더라도 이런 발표가 가능했을지 의문이다.

감사원은 총체적 금융 시스템 부실에 따른 결과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말할 것도 없고, 금융위원회·한국예탁결제원·기업은행 등 관련 기관의 업무 처리 모두 엉망이었다. 특히 금감원은 옵티머스의 불법행위를 알고도 묵인했다. 옵티머스 측이 공공기관 채권에 95% 이상 투자한다고 보고해 놓고 다른 내용의 투자 규약을 첨부했는데도 그대로 인정했다. 더구나 2018년 10월 국회에서 펀드 자금을 부당 운용한다는 질의를 받았지만, 옵티머스 측 말만 믿고 문제없다고 답변했다. 2019년 12월엔 펀드 자금으로 특정 기업을 인수했다는 구체적인 민원도 뭉갰다. 2020년엔 서면검사로 펀드 자금 400억여 원을 대표이사가 개인 계좌로 이체하고 펀드를 돌려막는 위법을 확인하고도 현장조사를 늦추고, 금융위·검찰에 보고하지도 않았다. 전례 없는 노골적인 특혜·봐주기가 충격적이다.

그런데도 감사원은 금감원 실무진 4명만 징계를 요구했다. 윤석헌 전 원장과 원승연 전 부원장은 퇴직자라며 뺐다. 금감원 노조가 ‘꼬리 자르기’라고 반발했는데, 당연한 문제 제기다. 국회에서 거론됐을 정도여서 이들이 몰랐을 수 없다. 수사 의뢰를 해도 부족할 판인데, 이 정도로 덮은 데는 말 못할 사연이 있을 것이다. 펀드 판매 증권사 전·현직 대표들이 중징계를 받았던 것과도 형평이 맞지 않는다. 더구나 라임 사건까지 제대로 감사하면 또 다른 위법·특혜가 줄줄이 쏟아질 것이다. 라임·옵티머스 사태는 정권 게이트로 불릴 정도의 금융 사기극으로, 은폐 및 수사 방해까지 포함해 반드시 전모를 재규명해야 할 중대 범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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