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 후보지 2곳 ‘유치 각축’
송현동, 李회장이 매입했던 곳
대한항공-LH-서울시 거래해야
용산동, 매입비 안드는 정부 땅
국가공원과 맞물려 일부서 반대
정부가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관’(이건희 기증관) 후보지로 서울 송현동과 용산 부지를 선정함에 따라 관련 지방자치단체인 서울시와 용산구는 크게 반색하고 있다. 두 지자체는 해당 부지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하며 최종 후보로 선정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7일 “용산 부지의 경우에 정부 땅이니 매입비가 들지 않는다는 장점이 큰 반면에 송현동 부지는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미술관을 지으려 했다는 인연이 있어서 서울시가 매입비 문제를 해결해준다면 매혹적”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다른 지자체에 비해 유치 의사를 늦게 피력했으나, 문체부가 송현동 부지의 가능성을 타진하자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송현동이 적지”라고 했다. 그는 “주위에 경복궁과 인사동이 있고 국립현대미술관과 서울공예박물관도 있다”며 “관광객이 이곳으로 오면 한 번에 ‘원스톱’으로 다 볼 수 있는 위치상·지리상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공터로 있는 이 부지는 고 이 회장이 1997년 미술관, 오페라하우스 등 건립을 염두에 두고 매입한 땅이었다. 한 건설사가 매물로 나온 부지를 사서 빌라를 짓는다고 하자, 경복궁 등이 근처에 있는 유서 깊은 땅에 빌라촌을 짓는 것은 아니라며 부지를 매입해 문화시설을 추진했다는 것이 이 회장 주변의 전언이다. 그러나 외환위기가 닥치는 바람에 땅 소유가 대한항공으로 바뀌는 등 우여곡절을 겪게 됐다.
지난 2008년 이 땅을 인수한 대한항공은 이곳에 최고급 호텔을 지을 계획이었지만 인허가를 놓고 전임 박원순 시장 시절 서울시와 갈등을 빚었다. 현재 이 땅은 서울시로 소유권을 이전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대한항공으로부터 이 땅을 사고, LH는 이 땅을 서울시의 시유지와 맞바꾸는 형식이다. 송현동 부지에 기증관을 지으려면 이 삼각 거래가 성사되어야 하는 과제가 있는 셈이다.
서울 용산구가 기증관 건립 유치를 희망하며 제안한 땅은 용산가족공원 내 문체부 소유 부지(용산동6가 168-6)다. 해당 부지는 남산-한강을 연결하는 녹지축 한가운데 위치했으며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과 가까워 향후 용산국가공원 조성 시 관광객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 성장현 용산구청장의 설명이다. 용산구는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 삼성미술관 리움,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용산역사박물관(2022년도 개관 예정) 등 20여 개 박물관·미술관이 지역에 모여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어필했다. 또한 ‘이건희 컬렉션 투어 프로그램’도 개설, 운영을 비롯한 미술관 조성 행정 지원을 약속했다.
용산구는 “지난 4월에 구 일대 57만㎡가 중소벤처기업부 ‘지역특화발전특구’로 신규 지정됐다”며 “이를 바탕으로 오는 2024년까지 510억 원 규모 ‘용산 역사문화 르네상스 사업’을 추진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구가 제안한 부지가 정부가 용산국가공원 조성을 추진 중인 대상지 경계에 포함된 곳이라며 일부 시민단체에서 반대에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 구 관계자는 “이건희 미술관 건립 제안 부지는 문체부 소유며, 용산공원 조성 예정지와는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장재선 선임기자·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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