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특검관계자 4명 연루
박근혜 등 13명 구속 이끌고선
정작 자기들도 각종 선물받아
법조계 “내로남불·모럴해저드”
법무부, 연루검사 감찰 나서
국정농단 특별검사팀이 사법 정의를 내세우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해 30명을 뇌물죄 등으로 기소하고, 주요 피고인에 대해 약 80년을 구형해놓고 정작 자신들은 가짜 수산업자 김모(43) 씨로부터 뇌물 소지가 있는 금품을 받은 것에 대해 “특검의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특검 출신 내에서도 4년 7개월간 쌓은 공이 일부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로 허무하게 무너져 내렸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경찰 수사와 별개로 이번 사건에 연루된 특검 근무 경력의 현직 검사에 대한 감찰을 지시해, 특검의 잘못된 처신이 검찰 조직 전체로 불똥이 튀는 모양새가 됐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포르쉐 무상 렌트 의혹을 받는 박영수 특검을 비롯해 국정농단 특검팀에 속했던 이모 부장검사와 이모 변호사, 어모 수사지원단장 등 총 4명이 김 씨의 선물 리스트에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경찰은 김 씨가 박 특검을 연결고리로 이들과 관계를 맺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박 특검의 전날 사의 표명에 경찰 수사 확대가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거라는 게 법조계 분석이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박 특검이 젊은 후배 검사들에게 사기꾼을 소개해줬다는 데 가장 무겁게 책임을 느꼈을 것”이라며 “4년 7개월이라는 짧지 않은 특검 기간에 쌓은 공이 도로아미타불이 된 꼴”이라고 비판했다. 국정농단 특검팀 출신 한 변호사도 “고급 수입차와 시계, 선물 등 가치와 대가성 여부를 떠나 특검이 잘못된 처신을 한 건 사실”이라며 “더욱이 뇌물죄 등으로 국정농단 사건을 단죄했던 특검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 국민적 상실감은 더 클 것”이라고 했다.
특검팀은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해 박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로 불린 최순실(개명 최서원) 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모두 30명을 기소했고, 13명이 구속됐다. 최 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비롯해 미르·K스포츠재단 강제 모금 의혹 등 특검 수사 대상만 15개에 달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국정농단 사건의 특검 수사 핵심 중 하나가 뇌물죄였다”며 “더 경각심을 가져야 할 특검에서 금품을 주고받았다는 건, 대가성을 떠나 비판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특검 소속 이 변호사는 박 특검으로부터 김 씨의 법률 자문 변호사로 소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특검의 소개로 김 씨와 친분을 맺은 이 부장검사는 김 씨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상태다. 특검팀 수사지원단장 출신 어모 씨도 선물 제공 대상에 포함돼 경찰이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 등을 따져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직 검사가 연루된 만큼 법무부도 이 사안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 박 장관은 전날 류혁 감찰관과 임은정 감찰담당관 등에게 이 부장검사가 수산업자 김 씨에게 금품을 받은 경위 등을 확인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이날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게(수산업자 로비 의혹) 2019년도 엊그저께의 일인데 기가 막히지 않느냐”면서 “누구를 어떻게 적발해서 처벌하려는 것이 아니고 일단 조직 진단을 좀 해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현재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에서의 수사와 별도로 법무부 자체 진상조사를 진행하겠다는 뜻이다.
윤정선·염유섭·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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