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 관계자들이 7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앞에서 노조법 2조 개정 등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노동계는 노조법 2조의 ‘근로자’와 ‘사용자’ 정의를 고쳐 고용관계와 상관없이 노조 활동을 보장하고, 하청·파견 근로자가 원청과 단체교섭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요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 관계자들이 7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앞에서 노조법 2조 개정 등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노동계는 노조법 2조의 ‘근로자’와 ‘사용자’ 정의를 고쳐 고용관계와 상관없이 노조 활동을 보장하고, 하청·파견 근로자가 원청과 단체교섭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요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車·조선 등‘도미노 파업’

현대차, 상반기 7만대‘차질’
정상화 불투명… 협력사 타격
현대重도 2년만의 전면파업
건설현장 줄줄이‘스톱’ 몸살

업계 “습관성 파업 심해질것
경영 환경 갈수록 시계제로”


현대자동차가 노동조합의 파업 결의에 따라 하반기 정상화마저 불투명해질 위기에 처했다. 현대차는 전 세계 자동차업계를 덮친 반도체 수급난으로 이미 올해 상반기에 7만 대에 달하는 생산 차질을 겪었다. 조선업계와 건설현장도 파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해고자·실업자의 노조 가입까지 허용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시행, 비정규직·하청 근로자 사용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드는 잇따른 ‘불법 파견’ 판결 등도 노동계에 더욱 힘을 실어줄 것이란 평가다.

경영계 관계자는 8일 “올해 하투(夏鬪)는 시작일 뿐, 친노조 일변도 정책과 판결을 등에 업고 노조의 ‘습관성 파업’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며 “가뜩이나 시계가 불투명한 경영 환경에 지뢰가 깔린 느낌”이라고 우려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현대차 노조 파업 찬반투표는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됐다. 전체 노조원 4만8599명 중 4만3117명(투표율 88.7%)이 참가했고 3만5854명이 찬성했다. 투표 참가자의 83.2%, 재적 인원의 73.8%에 달하는 압도적 찬성률이다. 2017년 65.9%, 2019년 70.5%(이상 재적 대비) 등보다도 높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 오후 4시 울산공장에서 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연다. 파업 돌입은 3년 만이다.

현대차는 상반기 반도체 부족에 따른 감산을 만회하기 위해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생산을 늘려야 하는 처지다. 그런데 노조 파업이 벌어지면 하반기 초입부터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된다. 기아의 경우 지난해 총 14일간 부분파업(1일 4시간)만 했는데도 4만7000대에 달하는 생산 차질을 빚은 바 있다. 현대차 노조가 파업을 강행하기보다 쟁의권을 지렛대로 협상력을 높이려 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무분규 타결을 낙관할 수도 없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특히 사무직·연구직 노조가 결성돼 성과급을 대폭 인상해달라는 요구가 거센 만큼, 교섭대표인 기존 노조도 이를 의식해 강경 자세를 유지하며 이달 중순 이후 파업을 벌일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코로나19 및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 등 대내외 경영 환경이 어려운 만큼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발전된 미래를 모색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협력사들과 산업계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울산에서 자동차 협력업체를 운영하는 김모 씨는 “반도체 때문에 현대차 생산 라인이 수시로 멈추는 바람에 피해가 컸는데, 노조 파업으로 또다시 가동 중단 위기에 처해 걱정”이라고 말했다. 울산상공회의소 관계자는 “현대차의 파업은 수많은 협력업체와 시민들에게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9일까지 파업을 이어간다. 2019년 6월 이후 2년여 만의 전면파업이다. 건설업계는 파철근과 시멘트 등 건설자재 수급이 불안한 상황에서 파업까지 이어지자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지난달 10일 파업을 시작한 한국노총 레미콘운송노조 대구지부는 지난 7일에야 파업을 멈췄다. 레미콘운송노조 부천지부는 9일까지 원활한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12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대선을 앞두고 노동계가 정부·정치권을 압박해 더 많은 것을 얻어내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성훈·황혜진 기자, 울산 = 곽시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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