⑨ 노동·직장생활 용어

노동이나 직장 생활 관련 용어에도 경영 용어 못지않게 외국어 표현이 넘쳐난다. 코로나19 대유행 시대에 자주 쓰이고 있는 ‘멀티 커리어리즘(Multi-careerism)’은 하나의 직업에 얽매이지 않고 직업에 준하는 다양한 사회 활동을 하면서 자아를 실현하고자 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겸업 현상’ 정도로 바꿔 쓰면 더 이해하기 쉽다.

‘잡 크래프팅(Job crafting)’은 자신의 업무 가운데 조절할 수 있는 부분을 자발적으로 의미 있게 변화시키거나 발전시킴으로써 업무에 대한 만족감을 높이는 것을 말한다. ‘자발적 직무 설계’로 바꿔 쓸 수 있다. ‘일하다(Work)’와 ‘휴가(Vacation)’가 합쳐진 ‘워케이션(Worcation)’은 휴가지에서 휴가와 업무를 동시에 하는 원격 근무의 한 형태를 말하는데, ‘휴가지 원격 근무’로 풀어쓰면 더 이해하기 쉽다. ‘엘리베이터 피치(Elevator pitch)’ 또는 ‘로켓 피치(Rocket pitch)’는 승강기를 타고 다른 층으로 이동하는 정도의 짧은 시간 동안 제품이나 서비스, 계획 등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말한다. 국어문화원연합회는 이를 대체할 만한 말로 ‘요점 전달’을 추천했다.

‘고스팅(Ghosting)’은 신입사원이나 면접 대상자가 직장이나 면접 등에 나오기로 약속해 놓고 별다른 연락 없이 나타나지 않는 것을 가리킨다. 당초 연인이나 연인으로 발전되는 과정의 남녀관계에서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어버리는 경우 마치 유령처럼 사라졌다는 뜻으로 쓰였는데, 쓰임새가 확장됐다. ‘잠적’ 정도로 표현할 수 있다.

‘워커밸(Worker-customer balance)’은 손님도 직원에게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의미에서 양자 사이의 감정적·태도적 균형을 일컫는 말이다. 고객 우선주의가 가져온 ‘갑질 문화’에 반대하는 개념으로 볼 수 있는데, 국어문화원연합회는 그 대체어로 ‘주객 평등’을 제시했다.

다양한 형태의 노동자를 부르는 말 가운데 ‘긱 워커(Gig worker)’는 현장 필요에 따라 임시로 단기 계약을 맺고 일하는 노동자를 말한다. ‘초단기 노동자’로 바꿔 쓸 수 있다. ‘플랫폼(Platform) 노동’은 고용 계약을 맺지 않고 모바일 앱이나 웹 사이트 등의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비정기적으로 일감을 받아 수행하는 노동을 말하는데, ‘온라인 매개 노동’이라고 바꿔 쓸 수 있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

[문화일보·국어문화원연합회 공동기획]
오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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