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당국 등쌀에 밀려
4세대 실손보험 ‘억지 판매’
은행 폐쇄절차도 까다로워져
대출원금 유예·뉴딜펀드 등
정부, 금융권에 부담 전가
“금융지주 회장 임기 제한”
與의원 개정안 추진도 논란
‘관치금융’이 은행과 보험업계 등 전방위로 확산하면서 금융권의 불만이 높아가고 있다. 금융당국이 각종 금융활동에 인위적인 압력을 가하면서 금융시장 왜곡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7월부터 판매가 시작된 4세대 실손보험 시행을 일주일여 앞두고 금융감독원은 보험업계에 “3세대 실손보험에서 적용하던 ‘안정화 할인 특약’을 지속하라”는 취지의 통지를 내려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안정화 할인 특약을 유지하면 연간 2000억 원 규모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런 결정을 업계 측과의 제대로 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이 관치금융이 아니고 뭐냐”고 말했다. 안정화 할인 특약은 3세대 실손보험에 대해 보험료를 9.8~9.9%가량 인하하는 것으로, 올해 종료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또 업계 반발이 예상되자 금감원은 지난달 28일 부랴부랴 생명·손해보험사들과 간담회를 가졌는데 생색내기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국에서는 ‘업계 측의 이야기를 들어보겠다’는 취지라고 말하지만, 보험회사들은 판매시작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우리 의견이 반영될 리도 없고, 강압으로 느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피해 복구를 위한 금융권의 자금 지원 규모도 정부의 압력에 눈덩이처럼 불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지주사가 코로나19와 관련해 동원한 금액은 약 169조 원에 달한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5대 금융지주사인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코로나19 대출 원금 유예 규모는 86조 원(35만 건)으로 나타났고, K-뉴딜 펀드 조성에도 70조 원이 투입됐다. 시장 상황 불안에 대비해 조성한 채권시장안정펀드는 은행권에서만 4조7000억 원을 냈다. 금융권은 경제 위기 상황에 금융사가 협조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하면서도, “정부가 감당할 부분까지 금융회사에 과도하게 전가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금융권을 대상으로 한 정치권의 개입도 늘어나 ‘관치’를 넘어 ‘정치’ 금융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과 김한정 의원 등은 금융지주사 회장의 임기를 법으로 제한하는 내용의 ‘금융회사의 지배구조법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개정안에는 금융지주 회장 임기를 최대 6년으로 제한하고, 자회사 임원 겸직 금지를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겨, 정치권이 노골적으로 경영에 개입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월 같은 당 민형배 의원은 코로나19 같은 재난 상황에서 은행 대출에 대한 원금 감면을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긴 ‘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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