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교단을 대상으로 한 마약류 중독 검사 의무화에 불만을 토로합니다.

이 교사는 “교사들을 잠재적인 마약 범죄자로 취급한다고 느껴지고, 별도 안내나 지침이 없어 많은 교사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앞으로 교원 자격을 처음 취득하거나, 1급 정교사 자격을 취득하려는 교사는 의무적으로 마약류 중독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지난달 23일부터 초·중등교육법과 유아교육법 개정안이 시행됐기 때문인데요.

사실 마약 범죄에 연루된 교사에 대한 규정 정비 필요성은 수년 전부터 논의됐습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교육부에서 받은 ‘최근 5년간 마약범죄 연루 교사 징계 현황’에 따르면 마약류에 연루된 공립학교 교사는 총 4명이었는데요.

이 중 1명은 해임되고 3명은 정직·불문경고 처분을 받았습니다.

강 의원은 같은 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임용 대기 중인 한 예비 교사의 경우 마약류 범죄 관련 사실이 확인됐지만 발령을 막을 근거 조항이 없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특히 법률 개정안이 통과되던 지난해엔 미성년 가해자가 포함됐던 n번방 사건으로 올바른 교육을 위한 교사 자격 취득에 더욱 엄격한 도덕적 기준이 필요하단 사회적 요구가 힘을 받았는데요.

이에 성범죄 경력이 있거나 마약·대마·향정신성의약품 중독자가 교단에 설 수 없도록 하는 확인 절차가 추가된 것입니다.

교단은 마약 범죄자가 교단에 서면 안 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이번 조치는 교육 당국이 교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여기는 것이라고 불쾌감을 나타냈습니다.

지난달 29일 등장한 마약 검사 의무화 철회 국민청원에는 하루 만에 1천400여 명이 동의하기도 했죠.

통상 초·중·고 교사의 경우 교육대, 사범대 등을 나와 2급 정교사 자격을 취득하고 교육 경력이 3년 이상 되면 연수를 거쳐 1급 정교사 자격을 얻습니다.

하지만 이번 마약 검사 의무화는 2급 정교사 자격을 취득할 때뿐만 아니라 교사가 된 후 1급 정교사 자격을 얻을 때도 적용돼 교단 입장에서 과한 처사라고 느끼는 것이죠.

윤미숙 부산교사노동조합 위원장은 “추후 법률을 개정해 최초 자격 시 한 번만 검사를 받도록 해달라는 게 저희 입장”이라며 “교육부에서 교사를 좀 더 신뢰하는 정책을 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교육부는 법안 통과 후 6개월간 시도 교육청의 의견을 수렴했다며 이번 개정안이 올해 첫 시행이어서 혼란이 있을 수 있다고 봤습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1·2급 정교사 자격 체계 특수성과 정확성 때문에 두 차례 다 검사를 하도록 한 것이지 교사를 불신해 정책을 마련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는데요.

또 “교사들 입장에서 민감한 부분임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1급 정교사 자격 취득자 대상으로 검사비를 지원하고, 검사 명목 공가(공적 휴가)를 마련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검사비 지원대상에서 배제되는 2급 정교사 자격 취득자를 위해선 한국건강관리협회와 MOU를 맺어 3만~5만 원인 검사 비용을 5천~6천 원까지 낮춰 비용을 간소화했다는데요.

이러한 교육부 입장에 서울교사노동조합은 당국의 노력은 인정하지만 현장과의 소통이 부족했단 점을 지적했습니다.

박근병 서울교사노동조합 위원장은 “이 중차대한 문제를 현장 교사들 의견 수렴 없이 진행했단 점에서 유감”이라며 “(1급 정교사 자격 연수를 앞두고) 시일을 촉박하게 발표하고서 공문을 통해 검사받으라 하니 교사들 공분이 컸다. 법률이 바뀌기 전 충분한 의견 수렴과 면밀한 준비 과정을 거쳐 발표하고 시행돼야 현장이 혼란스럽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은 지난달 28일부터 1급 정교사 자격 연수가 시작됐는데요.

올 여름방학 중 1급 정교사 자격증 취득을 위해 마약 검사를 받아야 하는 교사는 서울에서만 1천614명에 이릅니다.

하지만 교사들은 연수뿐만 아니라 코로나19 백신도 맞고 방역 검토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마약 검사까지 받아야 하는 부담감을 토로했는데요.

교육 당국 입장에선 입법 예고 기간을 거쳐 교사들이 법안 내용을 숙지했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현장의 교사들은 수업 준비와 코로나 방역에 신경 써 이를 제대로 알기 어렵다는 겁니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교권본부장은 “법 개정안을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시행하니 적용 대상이자 이를 실천하는 교사들 입장에선 준비 기간 부족에 따른 혼란과 갈등이 생기는 것”이라며 “목적과 취지가 좋아도 시기, 방법, 이해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교사가 납득할 방향으로 협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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