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의 인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014년 4월 임명된 뒤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하며 오랜 시간 통화정책을 진두지휘해왔다. 그만큼 국내외적으로 경제계 인맥도 다양하게 쌓았다. 특히, 통화정책이 정부정책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점에서 경제 부총리(기획재정부 장관)와의 관계를 잘 다져왔다는 평가다.

이 총재의 경제계 인맥 중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인물은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다. 두 사람은 역대 부총리와 한은 총재 중 가장 가까웠던 관계로 꼽힌다. 김 전 부총리 취임 기간인 1년 6개월 동안 두 사람은 외부에 알려진 회동만 8차례나 했다. 상호존중 아래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폴리시 믹스(policy mix)’ 차원에서다. 두 달에 한 번꼴로 만난 셈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청와대 재정경제비서관(김 전 부총리)과 한은 부총재보(이 총재)로 호흡을 맞춘 것이 외부에 알려진 두 사람 인연의 시작이다. 둘은 2017년 10월 560억 달러(약 3600억 위안) 규모 한·중 통화스와프 계약 연장을 이끌어낸 데 이어 캐나다·스위스와도 연이어 통화스와프 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여러 분야에서 ‘찰떡 공조’를 선보였다.

두 사람은 종종 정책 공조를 넘어 개인적인 친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김 전 부총리가 공직을 떠나 아주대 총장으로 취임할 때 이 총재가 직접 취임을 축하했다. 김 전 부총리는 2017년 9월 경제현안간담회에서 이 총재에게 케이크를 선물하며 ‘깜짝 생일파티’를 열어줬다. 2018년 국회 국정감사 일정 중에는 즉석에서 ‘깜짝 만찬 회동’이 이뤄지기도 했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와도 친분이 두텁다. 두 사람은 한·중·일 총재회의, 국제결제은행(BIS)회의, 동아시아태평양 중앙은행기구(EMEAP), 주요 20개국(G20), 아시아개발은행(ADB),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3(한·중·일) 등 각종 국제기구가 개최하는 행사에서 알파벳 순서로 앉다 보니 항상 옆자리에 앉는다고 한다. 게다가 구로다 총재 역시 이례적으로 연임한 사람이다. 두 총재는 통화스와프 등 각국의 이해관계가 걸려 조심스러울 수 있는 문제도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는 사이다. 실제 이 총재가 BIS 이사가 될 때 구로다 총재가 적극적으로 지지했다고 전해진다.

이 총재는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담당국장과도 자주 연락하는 사이다. 이 총재는 IMF 연차총회가 열릴 때마다 이 국장과 만나 세계 경제에 대해 긴밀히 얘기를 나눈다고 한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초기 대응 때도 수시로 통화하면서 조언을 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국장은 2018년 이 총재의 첫 번째 임기가 끝나갈 무렵 후임 한은 총재로 거론되기도 했다.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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