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장 비공개 면담서 우려 표명

공판부 검사 인력 2배로 늘려야
“형사부 빼가면 수사 약화 불보듯
권력수사커녕 민생도 못챙길판”

朴 “14일쯤 수사관행개선 발표”


현직 검사장들이 최근 김오수 검찰총장과의 비공개 면담에서 ‘1재판부 1검사제’ 등 공판부 강화 방침에 대해 한목소리로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공판 대응 강화라는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현재 검찰 인력 부족 상황에서 이 같은 제도를 밀어붙일 경우 고소·고발 사건 등 형사부 대응력 약화는 물론 권력 수사 역량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12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 총장은 지난 9일 오후 부산과 대구, 제주 등 비수도권 지역 지검장 9명을 대검에 불러 2시간 동안 면담을 진행했다. 이날 회의는 지난달 말부터 법무부의 특수·공안 기능 축소와 공판 대응 강화 방침에 따라 대검찰청이 추진해온 1재판부 1검사제와 1검사실 1수사관 배치안, 수사과 및 조사과 강화, 고검 역할 강화 등 제도 개혁안 전반을 논의하기 위해 소집됐다. 일선 검사장들은 회의 시간 내내 공판부 확대를 골자로 한 1재판부 1검사제 도입에 따른 문제점을 적극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 참석한 A 지검장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 직후 검찰이 맡은 사건이 소폭 줄었다가 최근 다시 늘어나고 있다”며 “이 상황에서 형사부 인력을 공판 검사로 빼버리면 수사력이 약화돼 범죄 대응이 힘들어진다”고 했다. 공판 검사는 통상 2개 재판을 담당하고 있는데, 제도 도입을 위해선 공판부 인력을 현재보다 2배가량으로 늘려야 한다. 일선 청에선 형사부에서 검사를 차출해 공판부로 보낼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다른 지검장은 “단계적으로 (공판부 확대를) 추진할 수 있겠지만 인력 충원이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수사 검사를 보조하는 수사관을 기존 1∼2명에서 모두 1명으로 줄이는 방안을 놓고도 검찰 수사력 약화를 우려한 의견이 다수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 총장은 “시간을 갖고 함께 연구해보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총장은 이날 오후에는 신성식 수원지검장 등 수도권 지검장 7명과 관련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대검은 지난달 22일 박성진 대검 차장을 단장으로 하는 ‘국민 중심 검찰 추진단’을 출범하고 전국 6개 고검에 태스크포스(TF)를 설치했다. 검사들 사이에선 TF의 공판부 확대 방안에 대해 “수사권이 더 약화한다”는 불만이 거세다. 지난해에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특수부·공안부를 축소하고, 공판부를 확대하려는 직제 개편을 추진하다가 검찰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힌 바 있다. 한 차장 검사는 “이미 특수부·공안부가 약화한 데다 형사부까지 축소하려 하니 수사 자체를 못하게 하는 게 검찰개혁의 목표가 돼 버렸다”며 “권력 수사는커녕 민생 사건도 제대로 처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한편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오는 14일이나 15일쯤 검찰의 수사관행 개선안을 내놓는다. 박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제도와 조직문화 개선의 발판으로 삼기 위한 것이고, 4개월 가까이 객관성과 실증적 검증이라는 토대 위에서 진행돼 결과를 발표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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