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프랑스 풍자화가이자 희극작가인 앙리 모니에가 당대 부르주아의 생활상을 묘사한 ‘부르주아 생리학’(페이퍼로드)이 출간됐다. 앞서 나온 오노레 드 발자크의 ‘공무원 생리학’ ‘기자 생리학’을 잇는 ‘인간 군상 계보학’ 시리즈의 일환이다. 출판사는 올 하반기에 ‘의사 생리학’ ‘법조인 생리학’ ‘여행자 생리학’ ‘산보자 생리학’ 등을 연이어 공개할 계획이다. 19세기 프랑스에서 태동한 문학 장르인 ‘생리학’은 직업과 계급을 통해 인물상을 풍자한다.
‘부르주아 생리학’은 14장에 걸쳐 극장·법정·장례식장 등 일상에서 볼 수 있는 부르주아의 허위의식을 들춘다. 이 가운데 법정에서 흉악한 범죄를 저지른 부르주아가 비슷한 계급에 속한 배심원의 도움으로 풀려나는 에피소드는 ‘정의와 공정’이 화두로 부상한 우리 시대에도 울림을 전한다.
먼저 나온 발자크의 ‘공무원 생리학’은 관료주의의 이중성을 파헤친 르포르타주다. 발자크는 공무원에 대해 “쓸데없이 서류를 뒤적이는 것 외에 할 줄 아는 게 없는 자”라고 비꼰다. 한때 언론사를 차린 경험이 있는 그는 또 ‘기자 생리학’에선 “약하고 소외된 자들에 대해서만 자유로운” 언론 메커니즘을 통렬히 비판한다.
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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