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종훈(37), 김라리(여·31) 부부

저(라리)와 남편은 사내 커플로 시작해 사내 부부가 됐습니다. 처음 만난 건 제가 입사한 2015년이었는데요. 남편의 존재감은 크지 않았어요. 말이 없는 사람이었거든요.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대화를 나눠보니 의외의 모습이 있었어요. 주어진 업무를 정석적으로 처리하고, 명확한 가치관을 가지고 사는 바른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됐죠. 원래 재미있는 스타일인데 회사에서는 말이 별로 없는 거였더라고요.

그 이후 조금씩 남편과 친해졌어요. 제가 한참 힘든 시기에도 저를 잘 챙겨줬죠. 제가 슬퍼할 때면 밥을 사주고, 예쁜 야경을 볼 수 있는 곳으로 데려가 줬어요. 티를 내지 않아도 제 마음을 읽어주는 것 같았어요. 어느 날 송도에서 서로의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묘한 느낌을 받았어요. ‘다른 누군가에게도 나의 이야기를 할 수 있구나!’ 싶었습니다.

얼마 뒤 남편이 고백해왔고, 2016년 5월부터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1년 정도 만난 후 결혼을 결심했고 2018년 4월에 부부가 되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결혼해야겠다’는 확신이 생긴 건 아니었습니다. 함께하는 시간이 차곡차곡 쌓이다 보니 이 사람과는 평생을 같이 가도 되겠다는 생각이 자리 잡았습니다.

한 가지 자랑할 만한 일은 제가 장난으로 휴대전화 앨범 화면 하나를 다 꽃으로 채우면 결혼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요. 남편이 매달 ‘서프라이즈’로 꽃을 선물하더니 2주년이 되던 날 그걸 해내더라고요. 정말 감동이었죠.

그런 감동적인 과정을 거쳐 부부가 된 지 벌써 3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잘 맞는 사람과 가정을 이뤘다는 게 가끔은 너무나 가슴이 벅차고 감동적이랍니다.

“오빠가 보여주는 사랑만큼 나도 더 잘할게. 오빠를 만나고 내 삶은 긍정적으로 변화했고, 나는 결혼을 하고 나서 더욱 행복해졌어! 사랑해.”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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