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약 113만 명이 접종한 미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의 자회사인 얀센의 코로나19 백신이 ‘길랭-바레 증후군’이라 불리는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미 의료당국의 경고가 나왔다. 델타 변이 등의 유행으로 이스라엘 등에서 면역 효과 강화를 위한 ‘부스터샷(추가 접종)’ 접종이 시작된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는 국가별 백신 격차 심화를 막기 위해 이를 중단해달라고 촉구했다.

12일(현지시간) 미 식품의약국(FDA)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공동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 내 얀센 백신 접종자에게서 길랭-바레 증후군 증상이 나타났다는 초기 보고가 약 100건 접수됐다고 밝혔다. 미국 내 백신 접종 인구의 8%가량인 1280만 명이 이 백신을 맞았다. 부작용은 접종 후 2주가 지난 시점에 보고됐고, 50세 이상 남성들이 대다수였다. 1명이 사망했지만 나머지 환자들은 이후 치료를 통해 회복됐다. 자가 면역 체계가 말초신경계를 공격하는 길랭-바레 증후군은 미국에서 매년 3000∼6000건 정도가 보고되는 희귀 질환이다. 다리에 통증과 마비가 일어나 몸통과 얼굴로 퍼지며 심한 경우 호흡 마비를 일으켜 중환자실 간호가 필요하다. FDA는 “얀센 백신과 길랭-바레 증후군 간 연관성을 나타내는 증거지만 인과관계를 정립하기엔 미흡하다”면서 여전히 백신 접종의 이익이 잠재적 위험보다 크다고 강조했다. 얀센 백신은 미국의 지원을 받아 국내에서도 현재까지 총 112만9686명이 접종했다.

한편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어떤 국가에선 취약 계층에 백신을 접종하기도 전인데 어떤 국가에선 부스터샷을 위해 수백만 회분을 주문하고 있다”면서 화이자·모더나 등 제약사에 접종률이 높은 국가 대신 코백스(코로나19 백신 공동 구매와 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에 백신을 공급해달라고 요청했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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