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폭염 패턴과 비슷

서울에서 지난해보다 열대야가 23일이나 빨리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낮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오르는 폭염도 평년보다 일주일 이상 빨리 시작됐는데 대기 상·하층이 모두 ‘요를 깔고 이불을 덮는’ 것처럼 더운 공기에 휩싸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기상청은 서울을 포함해 밤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되는 열대야가 나타난 곳이 많았다고 밝혔다. 특히 서울의 경우 밤 최저기온이 26.3도로 올해 첫 열대야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8월 4일보다 23일 빠른 것이다. 열대야는 밤사이(오후 6시 1분∼다음날 오전 9시)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되는 현상이다. 올해 첫 열대야는 최근 낮 기온이 30도 이상으로 유지되면서 따뜻한 공기가 축적된 가운데, 밤사이 흐린 날씨를 보이면서 낮에 오른 기온이 내려가지 못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이날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됐다. 오는 15일까지 낮 기온이 32도 이상으로 오르고 습도가 높아 체감온도는 33도 이상으로 오를 전망이다. 일부 남부지방과 중부 내륙은 35도 이상이 될 수 있다. 이번 폭염은 평년보다 1주일 이상 빨리 시작됐다. 한반도 여름철 무더위는 하층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자리 잡은 상태에서 상층에 고온건조한 티베트고기압이 이불처럼 덮으면서 나타나는데 올해 장마가 예상보다 일찍 소강상태에 들어가고, 여름철 기압계 패턴이 주말을 지나며 이례적으로 강하게 발달하고 있다.

올해 이른 폭염 발생 패턴은 기록적인 폭염으로 수많은 피해가 생겼던 2018년과 비슷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018년에도 상층 10㎞에 위치한 티베트고기압, 상층 5㎞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이례적으로 강하게 발달해 한반도까지 확장하면서 한반도 대기 상하층 모두 뜨거운 공기로 뒤덮이면서 폭염이 발생했다고 기상청은 분석했다. 다만 지금까지의 패턴만으로 올해도 2018년만큼 기록적인 더위가 예상된다고 단정하긴 이르고, 이번 주와 다음 주까지의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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