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5명의 사상 최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14일 오전 서울 양천구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냉풍기로 폭염을 식히며 ‘다음 분 들어오세요’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김선규 기자
1615명의 사상 최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14일 오전 서울 양천구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냉풍기로 폭염을 식히며 ‘다음 분 들어오세요’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김선규 기자
■ 폭염 겹쳐 지쳐가는 의료진

냉풍기 틀어도 통풍안돼 한계
땀띠·두드러기·대상포진까지

“파스 붙이며 버티고 있는데…
더이상 한계상황 오지않기를”


“가까스로 버티고 있는데, 1615명 확진 소식에 눈앞이 깜깜합니다.”

1년 6개월째 서울 강남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사 정용영(54) 씨는 14일 “4차 대유행으로 일일 검사량이 평소의 2배인 3500여 명에 달하면서 1분에 1명꼴로 검사를 하고 있다”며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을 연신 닦았다. 그는 “어깨, 무릎 등 관절 곳곳이 성한 곳이 없고, 대상포진에 걸린 직원도 있다”며 “4차 대유행 기간이 짧게 진행돼 한계 상황이 닥치지 않았으면 한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날 오전 강남구보건소 선별진료소가 문을 열기 직전 이미 수십m의 대기 줄이 생겼다. 의료진은 파란색 방호복과 얼굴 보호캡, 마스크, 라텍스 장갑을 착용하고 있었다. 냉풍기 가동에도 통풍이 되지 않는 탓에 이들의 온몸은 땀으로 젖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하면서 강남구 5곳의 선별진료소에서는 13일 하루에만 5994명이 검사를 받았다. 정 씨는 “의료진은 같은 자세로 똑같은 동작을 반복하기 때문에 1시간만 해도 온몸이 굉장히 아프다”며 “아프다고 혼자 쉬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쉬는 시간에 잠깐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고 파스를 붙이면서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낮 최고 기온이 32도까지 오른 13일 오후.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 설치된 임시 선별진료소에 근무 중인 의료진은 머리카락까지 땀에 젖은 상태였다. 간호사 이호연(23) 씨는 “라텍스 장갑 2겹과 비닐장갑까지 총 3겹을 끼고, 수술용 가운을 입고 검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씨는 “확진자가 급증해 검사자 수가 많아지면서 체력이 달린다”며 “집에 가니 씻을 기운도 없을 정도로 탈진이 됐다”고 털어놨다. 박허준 여의도 선별진료소 총괄팀장은 “온몸에 열 화상인지 땀띠인지 두드러기가 났다”며 “팔다리에 땀이 차지만 땀을 식히기도, 옷을 갈아입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8일째 일일 확진자가 1000명 대를 넘어서면서 몰려드는 검사자를 감당하기 버거운 모습도 보였다. 같은 날 오후 2시 ‘스마트 서울맵’에 ‘혼잡’ 상황이던 시청역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일하는 행정 직원들은 몸 온도를 낮춰주는 ‘아이스 스카프’를 두르고 300여 명의 대기자에게 ‘거리두기’ 지침을 안내했다. 냉장고에 넣어뒀던 스카프는 무더위에 금세 미지근해졌다. 중구청 직원 서모 씨는 “각 직장에서 증상이 없어도 검사를 받고 오라고 해서 인근 회사원들이 밀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역시 검사 대기 정도가 ‘혼잡’으로 나타났던 용산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체를 채취 중이던 간호사 한나현(26) 씨도 “검사자가 하루 평균 400명에서 1000명 정도로 늘었다”며 “끊임없이 몰려와 체력적으로 힘든 게 사실”이라고 호소했다.

김보름·정유정 기자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