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티스(34)·다이앤(여·32) 부부

남편과 만난 건 회사 팀장님 결혼식에서였습니다. 팀장님 결혼식인 만큼 저희 테이블 동석자들은 모두 회사 사람이었어요. 단 한 사람을 제외하고요. 그 사람이 바로 남편이었습니다. 남편은 테이블에 앉은 사람 중 제게만 와인을 따라줬습니다. 그 호의에 갑자기 설레는 마음이 들었던 건 아마 저도 남편에게 반했기 때문일 거예요.

집으로 가는 방향도, 사는 동네도 같았던 저희는 그날 한 택시를 타고 귀가했습니다. 택시 안에서 남편은 한국어로 “오늘 한잔할래요?”라고 작업 멘트를 날렸어요. 물론 저는 수락했습니다. 그날 맥주를 마시며 저희는 썸 타는 사이로 발전했어요. 그리고 3개월 뒤 남편은 제게 “여자친구가 돼 달라”고 고백했습니다. 정말 일사천리로 연인으로 발전했습니다.

결혼을 결심할 정도로 관계가 깊어진 건 여행을 자주 다니면서입니다. 여행하면 이런저런 어려움에 봉착할 때가 많은데 남편은 어떤 상황을 마주하더라도 빠르게 대처해내는 능력이 있어요. 저는 중요한 물건을 절대 잃어버리지 않는 꼼꼼한 성격이 장점이고요. 서로 부족한 점을 채워주니 싸울 일이 별로 없더라고요. 사실 국제 연애이지만 연애 과정에서 언어나 문화 차이는 거의 느끼지 못했어요. 제가 학창 시절을 미국에서 보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남편이 한국에서 처리하기 힘든 금융 업무나 행정 업무 등은 주로 제가 도와주고 있어요. 남편 자랑을 하나만 더 해보자면, 남편은 요리와 베이킹을 잘합니다. 한 달에 한 번은 부모님을 초대해 맛있는 요리를 선보이는, 최고의 남편이자 사위예요. 항상 미래를 생각하며 하루하루 허투루 보내지 않는 멋진 남자이고요.

저희는 올가을 아들을 출산합니다. 앞으로 남편의 나라인 캐나다로 갈지 계속 한국에서 살지 고민 중인데요. 서로 버팀목이 돼주겠다는 지금의 마음만 있다면 어떤 곳이 무대가 돼도 두렵지 않을 것 같아요.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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