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수출액 12.3% 稅로 내야
유화업계 부담액 2643억 추산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듯
2035년 내연기관차 완전퇴출도
車업계 전기차 수출 가속화 압박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역내 온실가스 배출량을 오는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55% 감축하기 위해 ‘탄소국경세’(역내 생산 제품보다 탄소 배출이 많은 수입품에 물리는 세금)를 전격 도입하기로 했다. 또 2035년부터는 EU 권역에서 휘발유·디젤 신차 판매를 사실상 금지하는 내용의 정책 패키지를 제안하면서 국내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EU는 자동차의 이산화탄소(CO2) 배출 기준을 강화, 신규 차량의 CO2 배출을 올해 대비 2030년에 55%, 2035년에는 100% 감축할 계획이다. EU 집행위는 2035년부터 등록되는 모든 신차의 탄소 배출량이 ‘0’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1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5월 대(對)EU 자동차 수출 15만3290대 중 순수 전기차 및 수소전기차는 2만7960대로 18.2%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EU 수출량 가운데 전기차·수소전기차 비중이 28.6%였는데, 올해 들어 더 떨어진 것이다. 지난해 연간 수출 실적으로 따져도 EU로 수출된 자동차 29만4448대 중 전기차·수소전기차는 7만9665대로 27.0%였다.
이에 따라 자동차업계는 EU로의 전기차·수소전기차 수출을 급격히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자동차·기아는 지난 5월 유럽에 아이오닉 5를 출시한 데 이어 하반기 중 EV6도 유럽에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기아는 2030년까지 ‘선진 시장’에서 판매하는 신차를 100% 전기차로 전환할 방침이다. 주요 시장의 전기차 전환 시점을 2040년으로 잡았던 현대차는 이번 EU 발표로 연도를 더 앞당길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한국 정부도 주요 자동차 수출국과 협력해 현실적인 기준이 반영될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U가 탄소국경세를 도입하면 국내 철강업계와 석유화학업계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분석된다. 탄소국경세는 철강, 시멘트, 알루미늄 등을 대상으로 2023년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철강업계는 2030년이 되면 대EU 수출액의 12.3%를 탄소국경세로 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철 및 철강제품의 대EU 수출액은 15억2300만 달러(약 1조7460억 원)에 달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EU의 탄소국경세가 불공정 무역장벽이 되지 않게 조정하도록 업계와 정부가 공동 대응에 나서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도 “예외적용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정부와 긴밀하게 협의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석유화학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게 됐다. 컨설팅업체 EY한영은 EU의 탄소국경세 도입 시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부담해야 할 세금이 2030년 기준으로 약 2643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탄소국경세 부과가 제품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 상당한 부담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훈·이정민·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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