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시 A 민간단체 市 보조금 부정 사용 실태 市, 감사 후 주의 권고…솜방망이 처분 논란
경기 이천시로부터 연간 수억 원의 보조금을 지원받는 한 민간단체가 수십만 원의 식사비를 지출하면서 참석자를 밝히지 않는 등 혈세를 함부로 쓴 사실이 드러났다. 이런 행태는 이천시의 감사 이후에도 여전히 되풀이되고 있어, 시의 관리·감독이 형식적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15일 시에 따르면 지난달 시의회 행정사무 감사 결과 A 단체는 시로부터 지원받은 보조금으로 식사비를 지출하면서 참석자 명단을 보고하지 않거나 규정된 식대 단가를 초과해 집행하는 등 일부 시 보조금을 부적정하게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A 단체는 지난해 6월 이천시의 한 식당에서 다른 민간단체와 회의차 40여만 원을 쓰고도 참석자를 보고하지 않는 등 1년 동안 111차례에 걸쳐 식대를 쓰고 참석자 명단을 첨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인이 참석하는 행사나 회의차 식대를 지출할 경우 지출결의서에 참석자 명단을 첨부하도록 한 규정을 어긴 것이다.
시 지침에 정해진 1인당 식비 단가(8000원)를 초과한 식대 지출 사례도 16건(271만6000원)이 적발됐다. 사업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보조금 지출 사례는 31건(972만7000원), 보조금 교부 결정 이전 사업비 집행 건수는 2건(826만 원)으로 집계됐다. A 단체는 2019년에도 식비 과다 집행 등 비슷한 문제들로 지난해 시의회 행정사무 감사에서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상황이 이렇자 일각에서는 시가 민간단체 보조금 사용 실태에 대해 제대로 관리·감독을 한 게 맞느냐는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천시는 지난해 5월 A 단체의 2017~2019년 보조금 사용 실태에 대한 특정 감사를 벌인 바 있으나, 주의 등을 요구한 수준에 머물러 사실상 ‘솜방망이 처분’이란 비판을 사고 있다. 시는 A 단체 외에도 57개 민간단체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으나, 지난 2년간 이들에 대한 별도의 감사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일중 국민의힘 시의원은 “감사 지적에 따른 개선 추진 결과가 나지도 않았는데 예산이 계속 집행되면서 무분별하게 시민의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보조금 사용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2개월마다 정산 검사를 하고 있고, 잘못 사용된 보조금은 환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 단체 관계자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감사 지적 사안에 대해)개별적으로 인터뷰하는 게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