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尹 ‘메시지 경쟁’… “통치가 헌법위 군림” “5·18은 헌법정신”

■ 야권 두 주자 ‘제헌절 행보’

崔, 첫 정치 메시지 발표 예고
감사원장 중립성 훼손 논란에
‘자의적 해석안돼’ 반박 나설듯

尹, 광주 5·18 민주묘지 참배
여권텃밭 찾아 호남 민심 공략

최재형(왼쪽 사진) 전 감사원장이 오는 17일 제헌절을 맞아 ‘통치가 헌법 위에 군림해선 안 된다’는 취지의 첫 정치 메시지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오른쪽) 전 검찰총장은 같은 날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5·18 정신은 살아있는 시대정신이자 헌법 정신’이라는 메시지를 낼 예정이다. 법조인 출신의 야권 대선 후보가 ‘법치’ 화두를 놓고 메시지 경쟁에 돌입했다.

16일 최재형 캠프에 따르면, 최 전 원장은 ‘국가 통치는 헌법의 틀 안에서 이뤄져야 하고, 통치가 헌법 가치를 훼손해선 안 된다’는 글을 작성해 발표할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자신의 대선 출마에 대해 “감사원장의 독립성, 중립성을 훼손하는 반헌법적 사례”라고 비판한 데 대해서도 ‘헌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해선 안 된다’고 반박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원장 캠프 상황실장을 맡은 김영우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헌법적 가치와 어떤 법치의 가치를 훼손한 게 감사원장인가”라며 “감사원장을 지내시면서 굉장히 국민을 위해서, 감사원장으로서 훌륭한 직무를 수행했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같은 날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5·18 유가족과 차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어 5·18 당시 시민군과 계엄군이 대치했던 옛 전남도청 청사 본관 앞을 방문해 참배한다. 윤석열 캠프 관계자는 “제헌절을 염두에 두고 헌법 정신을 강조하기 위해 계획한 일정”이라고 전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5월에도 “5·18 정신은 살아있는 시대정신이자 헌법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중도 확장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윤 전 총장이 여권 텃밭인 광주를 찾아 호남 민심을 공략하려는 행보로도 해석된다.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법조인 출신 사정기관 수장들이다. 문재인 정부와 조국 전 장관 임명,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감사 등을 놓고 대립하다가 중도사퇴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정치 참여 선언 이후 확연히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정권 교체를 명분으로 ‘반문(반문재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 전 원장 측은 “‘반문’만 가지고는 망가진 나라를 일으켜 세울 수 없다”며 “어떤 정권 교체냐”를 내세우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국민의힘도 두 야권 주자를 중심으로 분화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충청 대망론’을 주장하는 정진석 의원(5선)과 윤 전 총장의 외가가 있는 강릉의 권성동 의원(4선), 검찰에서 인연을 맺은 초선 유상범 의원 등의 물밑 지원을 받고 있다. 최 전 원장은 상황실장인 김 전 의원을 고리로 친이(친이명박)계 인사, 정의화 전 국회의장을 비롯한 PK(부산·울산·경남) 지역 인사들의 지원을 받는다.

손고운·이후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