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대우건설 할인매각 사실일땐 배임”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 주장
산은에 입찰 관련 자료 재요청
“혈세 투입 구조조정 나쁜 선례”

매각 가격을 깎아줬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대우건설 매각과 관련해 야당인 국민의힘이 공적자금이 투입된 기업의 구조조정에서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며 KDB산업은행에 경고장을 보냈다. 국민 혈세가 투입된 기업의 매각 가격을 2000억 원이나 깎아 줬다는 세간의 의혹이 사실일 경우 배임이 될 수 있다는 게 야당 주장으로, 대우건설 매각 문제가 정치쟁점으로 급부상하는 기류다.

국회 정무위원회 윤재옥(국민의힘) 의원은 산은에 대우건설 매각과 관련한 입찰 안내문 입찰 가격 감액 검토 내역 등 관련 자료를 공개토록 재요청하겠다고 16일 밝혔다. 윤 의원 측은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이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매각사인 KDB인베스트먼트(KDBI)가 대우건설 입찰 과정을 투명하고 자세하게 밝힐 것이라고 말한 만큼, 국회의 자료 제출 요구에 동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산은에 관련 자료를 제출하도록 재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의원은 “재입찰을 통해 인수 가격을 낮춰 줬다는 의혹이 사실일 경우 앞으로 공적자금이 투입된 기업 구조조정에 매우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향후 공적자금이 투입된 기업 매각에 있어 인수자들이 대우건설을 거론하며 무턱대고 가격을 깎아 달라고 하지 않겠나”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윤 의원 측은 정당하고 합리적인 절차 없이 매각 가격을 2000억 원 깎아준 것이 사실일 경우 세금을 투입한 국민의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는 점에서 배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대우건설 매각 문제에 관여할 수 없다”며 매각 책임을 KDBI 문제라고 선을 긋고 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라 대우건설 펀드의 유한책임사원(LP)인 산은이 무한책임사원(GP)인 KDBI 의사결정에 관여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윤 의원 측은 “KDBI의 대주주이자 매각 주간사(M&A실)를 맡고 있는 산은이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대우건설 노조는 이동걸 산은 회장과 이대현 KDBI 대표이사에 대해 감사원 감사 청구와 함께 배임 등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