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처럼 ‘여행예보’를 해주는 서비스가 있습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성별과 연령, 출발지, 관심 분야 등을 입력하면 맞춤형 여행지를 추천해주고 여행 예정일의 여행지 혼잡도 등을 예측해 알려주는 인터넷 서비스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지난해 10월 28일 여행예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코로나19 장기화에 지친 국민이 ‘안전하고 만족스러운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여행예보로 구체화된 관광 빅데이터 플랫폼은 최근 임기가 1년 연장된 안영배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각별히 관심을 기울여온 분야입니다. 여행예보는 안 사장이 주도하는 관광 인프라 디지털 전환의 첫 시험대였지요.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실망스럽기 짝이 없었습니다.
기자가 사는 경기 과천을 주소로 입력하고 방문 목적을 ‘자연과 경치’로 선택하니 적합도 95%의 1위 추천여행지로 창원 진해구의 작은 섬 우도가 나왔습니다. 그 먼 곳까지 왜 가야 하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적합도 79%로 2위로 나온 서울 응봉산도 이해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였지요. 가장 어이없었던 건 ‘미식’ 목적의 여행지로 안양의 삼성산산림욕장을 소개하면서, 광명 롯데아울렛 직원식당을 추천해준 것입니다.
데이터를 보정하고 오류를 바로잡고 나면 좀 더 나은 서비스가 이뤄질 것을 기대하고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이제 아홉 달이 다 돼갑니다. 다시 여행예보 서비스에 접속해봤습니다. 방문 목적으로 ‘자연’과 ‘휴식’을 입력하니 적합도 83%로 강원 양구의 두타연을 1위로 추천해줬습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에다 코로나19까지 겹쳐 2년 가까이 출입이 통제되고 있는 두타연을 추천해준 것입니다. 출발 지역을 바꿔 몇 번 더 검색해보니 코로나19 대유행의 상황에서 감염 우려가 높은 물놀이 시설을 대거 적합여행지로 추천해줬습니다.
코로나 4차 유행이 확산하는 와중에 휴가철을 맞았습니다. 이동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정부는 어떻게든 피서객을 상대적으로 안전한 공간으로 유도하거나, 유명 관광지로의 쏠림 현상을 완화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이런 때 제대로 된 여행예보 시스템을 구축해 활용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그게 바로 진짜 ‘예보의 역할’ 아니겠습니까. 스마트를 표방했으나 전혀 스마트하지 않은, 가장 필요했을 때 가장 쓸모없었던 여행예보 서비스 이야기였습니다.
여행예보로 구체화된 관광 빅데이터 플랫폼은 최근 임기가 1년 연장된 안영배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각별히 관심을 기울여온 분야입니다. 여행예보는 안 사장이 주도하는 관광 인프라 디지털 전환의 첫 시험대였지요.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실망스럽기 짝이 없었습니다.
기자가 사는 경기 과천을 주소로 입력하고 방문 목적을 ‘자연과 경치’로 선택하니 적합도 95%의 1위 추천여행지로 창원 진해구의 작은 섬 우도가 나왔습니다. 그 먼 곳까지 왜 가야 하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적합도 79%로 2위로 나온 서울 응봉산도 이해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였지요. 가장 어이없었던 건 ‘미식’ 목적의 여행지로 안양의 삼성산산림욕장을 소개하면서, 광명 롯데아울렛 직원식당을 추천해준 것입니다.
데이터를 보정하고 오류를 바로잡고 나면 좀 더 나은 서비스가 이뤄질 것을 기대하고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이제 아홉 달이 다 돼갑니다. 다시 여행예보 서비스에 접속해봤습니다. 방문 목적으로 ‘자연’과 ‘휴식’을 입력하니 적합도 83%로 강원 양구의 두타연을 1위로 추천해줬습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에다 코로나19까지 겹쳐 2년 가까이 출입이 통제되고 있는 두타연을 추천해준 것입니다. 출발 지역을 바꿔 몇 번 더 검색해보니 코로나19 대유행의 상황에서 감염 우려가 높은 물놀이 시설을 대거 적합여행지로 추천해줬습니다.
코로나 4차 유행이 확산하는 와중에 휴가철을 맞았습니다. 이동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정부는 어떻게든 피서객을 상대적으로 안전한 공간으로 유도하거나, 유명 관광지로의 쏠림 현상을 완화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이런 때 제대로 된 여행예보 시스템을 구축해 활용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그게 바로 진짜 ‘예보의 역할’ 아니겠습니까. 스마트를 표방했으나 전혀 스마트하지 않은, 가장 필요했을 때 가장 쓸모없었던 여행예보 서비스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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