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항지 외부접촉 요원만이라도
백신접종 했으면 집단감염 면해
신속항체검사 초기 음성에 안심
추가적인 방역조치 없어 禍키워
野 “軍통수권자인 대통령 책임”
올 2월 아프리카 현지로 파병돼 작전 수행 중이던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4400t급)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전체 승조원 301명 중 82%가 넘는 247명이나 무더기로 쏟아지며 함정이 ‘전염병 병상’이 된 데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출항 후 5개월 동안 청해부대가 활동하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항이나 대규모 미군기지가 있는 지부티항에 기항해 최소한 외부인 접촉요원 수십 명이라도 백신 접종을 했다면 이 같은 대규모 방역참사는 면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백신 접종 실패와 더불어 지난 2일 첫 환자를 감기 환자로 오판, 초기 늑장 대응으로 방역 골든 타임을 놓친 데다 정부당국과 국방부·합동참모본부의 감염병에 대한 방역 무지·무관심이 빚어낸 방역 대참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함정이라는 단일 공간에서 발생한 대규모 집단감염으로 승조원이 전원 하선해 철수하는 것은 세계 해군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청해부대 집단감염은 초기 유증상자가 나왔음에도 단순 감기약을 처방하는 데 그쳤고, 감별 능력이 떨어지는 ‘신속항체검사’로 초기 음성 판정이 나오자 안심하고 추가 방역 조치를 하지 않은 데 문제가 있었다. 기항지에 경유한 이후 2일과 10일 두 차례 즉각적인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시행하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 이때 PCR 검사를 의뢰하고 즉각 격리 조치를 했다면 급속한 확산은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청해부대는 간호사 없이 의무장교와 의무부사관 등 군의관 2명만이 탑승하고 있고 자체 PCR 검사 장비를 갖추고 있지 않다.
국방부와 합참의 ‘함정 감염’ 가능성에 대한 ‘방역 무지’가 화를 자초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격벽이 많아 밀폐되고 환기 시설이 모두 연결돼 ‘바다 위의 3밀(밀집·밀접·밀폐)’ 공간인 함정을 국외에 파병하면서도 백신 사전 접종은 물론, 파병 후 접종 대책을 마련하는 데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한기호 의원은 19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종교단체에서 집단 감염자가 발생했을 때 행정력을 총동원해 모든 징벌을 수행하지 않았느냐”며 “301명 중 247명이 양성판정을 받은 우리 국군에 대한 책임은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언제부터 군 장병이 백신 접종 사각지대가 될 정도로 대한민국이 허접한 나라가 됐나”라고 비판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군 당국은 이번 사태에 안일한 부분이 없었는지 철저히 규명하고 해외 파병부대 점검과 재발방지 대책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정충신 선임기자, 이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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