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승(30)·배은경(여·30) 부부

제(은경)가 남편을 만난 건 2017년 필리핀 세부에서입니다. 저는 엄마와 단둘이 세부 여행을 하던 중이었고, 남편은 친구들과 우정 여행을 왔어요. 현지 투어를 신청한 관광객이 모두 같은 배에 타게 됐고, 남편은 엄마와 나란히 앉게 됐습니다. 배에 탈 때부터 제가 마음에 들어 내심 저랑 엄마 쪽에 가까이 앉길 바라고 있었답니다.

엄마와 남편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게 됐고, 옆에 앉은 젊은이의 나이가 저와 같다며 제게 소개해줬어요. 말이 잘 통했던 남편과 저는 한국에 가서 꼭 한번 만나자고 약속했어요.

그런데 정말 만났습니다. 남편은 첫 번째 만남에서 제게 반했다고 해요. 저는 두 번째 만나는 것까진 응했지만, 사귀고 말고 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두 번째 만남에서 남편이 고백했을 때 거절했어요. 그날부터 저희는 썸 타는 관계가 됐습니다.

남편은 얼마 지나지 않아 3주간 유럽 여행을 떠났는데요. 그곳에서 제게 한국 시각에 맞춰 전화를 걸었어요. 통화하면서 밤을 새우고 그다음 날 관광에 나설 정도로 정성을 쏟더라고요. 3주 기간 중 하루가 제 생일이었는데 남편은 같이 간 동생들에게 부탁해 생일 축하 영상도 찍어서 보내줬어요. 저는 남편의 지극정성에 빠져들어 갔습니다.

연애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저는 대구에, 남편은 충북 청주에 살고 있다는 점이었어요. 다행히 사귀고 결혼하기까지 1년이라는 시간 동안 남편이 단 한주도 빼놓지 않고 저를 만나러 대구까지 왔어요. 그렇게 부부가 된 저희는 지난 3년 동안 한결같은 신혼생활을 보냈어요. 남편과 놀라운 인연으로 결혼해 지금은 뱃속에 소중한 아가가 자라고 있습니다. 지금도 가끔 혼자 이런 생각을 합니다. ‘대체 어디서 이런 남자가 나타났을까?’라고요.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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