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에 위치한 대선 캠프 사무실에서 ‘경제 대통령’ 선거 공약을 설명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에 위치한 대선 캠프 사무실에서 ‘경제 대통령’ 선거 공약을 설명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 유승민 국민의힘 前의원

“성장 없이 복지 못해… 인재 100만명 양성
부동산 문제, 공급 확대·감세가 유일 해법
야권 단일화 어떤 고집도 부리지 않겠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19일 문화일보 인터뷰에서 “경제 성장률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1%씩 추락하는데 이걸 올리지 않으면 양극화, 안보, 저출산 등을 해결할 방법이 없다”며 “성장은 다른 문제를 해결하는 방아쇠”라고 했다. 그는 “박정희식 낡은 성장법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며 혁신 인재 100만 명 양성과 노동개혁을 그 해법으로 제시했다. 그러면서도 “성장하되 성장의 과실을 골고루 나눠 갖지 않으면 안 된다”며 “열매가 대기업이나 강자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에게도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진국처럼 저성장 단계에 접어든 것은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지난 100년간의 역사를 보면 영국과 독일은 부침이 심하지만 미국은 안정되게 올라간다. 그런데도 우리나라 경제 규모가 올라가 저성장은 불가피하다는 숙명주의, 체념주의를 펼치는 이들이 있다. 그들 말대로라면 우리는 절대 선진국이 될 수 없다. 성장을 마치 포기하는 듯한 말을 하는 이들은 저성장이 불가피하니 분배, 복지나 잘하자고 말한다. 그러나 성장이 없으면 분배나 복지를 할 돈도 없다.”

―어떻게 성장해야 하나.

“경제에는 마술이 없다. 고통스러운 개혁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 노력이 문재인 정부처럼 공공 부문 일자리를 만드는 게 아니라 인재 육성과 노동 개혁이 돼야 한다.”

―인재 육성으로 성장이 가능한가.

“박정희식 낡은 성장법은 통하지 않는다. 성장의 유일한 방법은 인재밖에 없다. 대통령 임기 5년간 디지털 핵심인재 100만 명 양성을 목표로 삼겠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16년간 인재 양성 시스템을 갖추고, 노동시장에서 그런 인재를 바로 쓸 수 있도록 구조를 바꿔야 한다.”

―노동개혁에는 저항이 따른다.

“스웨덴·네덜란드·덴마크 등은 경제 위기 때 정부가 중재자가 돼 노사가 핵심 이익을 양보해 큰 타협을 이뤄냈다. 사업자에게 세금을 더 내는 대신 해고를 쉽게 해주고 임금을 억제하도록 한다. 대신 세금을 더 내서 실업자를 보호해 줘야 한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공정성장을 주장하고 있다.

“성장이라는 말은 아무나 쓸 수는 있지만 이 지사님의 성장의 진짜 해법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전 국민에게 똑같이 돈을 나눠드리는 걸 성장 해법이라고 하는데, 그런 식으로 하면 성장하지 못할 나라가 없다.”

―부동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나.

“결국은 공급이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이 앞다퉈 더 센 세금과 규제를 공약하는데 수요억제 시즌2 공약과 다름없다. 저는 공급은 늘리고 세금은 줄이는 정책을 펼치겠다.”

―현재의 보수를 어떻게 평가하나.

“이명박 정부 때부터 보수 정당의 위기를 절감했다. 국민은 문제 해결을 원하고 있는데 새누리당은 따라가지 못했다. 탄핵은 결국 그런 문제가 곪아 터진 것이다. 최순실 사태가 없었더라도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없었을 것이다. 탄핵 이후에도 변하지 못하다가 총선 참패 이후 조금씩 변화가 시작됐다.”

―당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국민의힘이 민주당·정의당보다 더 개혁적이고 유능해야 한다. 그리고 제발 자유 타령만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우리 헌법을 보면 자유도 있지만 평등과 공정, 정의도 있다. 진보가 독점하듯 말하는 인권, 생명, 안전과 같은 가치들이 있는데 ‘자유’에만 올인하는 보수, 이런 게 낡은 보수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출마선언문에서도 ‘자유’라는 말만 눈에 들어왔다.”

―윤 전 총장이 ‘낡은 보수’인가.

“검찰총장직을 버리고 4개월 만에 출마선언을 한 것이 아닌가. 중도층과 청년을 의식하지 않는 메시지를 내서 의아했다.”

―윤 전 총장의 메시지는 흔히 ‘반문(반문재인)’으로 요약된다.

“반문이 무슨 정치를 하는 이유인가. 정권교체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나. 문재인 정권을 더 혼내줄 사람, 이 미운 정권을 심판할 사람이 필요한 게 아니다. 문재인 정권은 적폐청산만 하다가 임기를 보냈고, 다음 정권은 좌파 청산하다가 임기를 보내면 대한민국이 제대로 되겠나. 국민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도자를 바라고 있다. 5년 또 잡아넣고 털겠다는 사고가 나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검사 출신 대선 후보들이 육법전서를 놓고 과거에 묻혀 살고 있다. 대통령이라면 미래를 보는 눈을 갖고 정책을 펴야 한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룰(당원 50%, 여론조사 50%)을 변경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다.

“우리 국민의힘에서 후보를 뽑을 땐 정해진 대로 5대5 비율이 맞는다고 생각한다. 서울시장 야권단일화 경선 때는 100% 여론조사를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전 국민 재난지원금’ 합의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대표가 실수를 했다. 돈 풀기 경쟁은 민주당에 당해낼 수 없다. 우리는 혈세를 꼭 필요한 이들에게 줘야 한다는 철학으로 밀고 나가야 한다. 정치판 경험이 부족했다고 본다. 잘못을 인정하고 당 변화와 혁신에 전념해줬으면 좋겠다.”

김윤희·서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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