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리 직원에 차규근 전 본부장 "잘했다"

법무부가 2년 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국금지' 관련 불법 출국금지 정황을 숨기기 위해 긴급 출금 요청서에 기재된 허위 사건번호 등을 고의로 삭제한 뒤 이를 김 전 차관 측에 통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당시 출입국 업무를 총괄했던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은 법무부 직원들의 이 같은 은폐 조치에 "잘했다"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2019년 3월 22일 김 전 차관 출금 조치 후 25일쯤 출금 관련 서면 통지서를 출력하면서 사건번호와 검사 서명, 전화번호 등을 삭제했다. 애초 사건번호에 '동부지검 2019년 내사 1호', 검사 서명에 '이규원 검사', 전화 번호에 '02-2204-****'(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번호) 등을 기재했지만, 이를 지워 김 전 차관에게 알린 것이다. 법무부의 이 같은 조치는 김 전 차관이 출금의 위법성을 인지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출금 등 출국 규제 조치를 하는 경우 즉시 당사자에게 그 사유와 기간 등을 서면으로 알려야 한다. 당사자는 이를 받아보고 10일 이내에 이의신청할 수 있다. 법무부 출입국심사과 직원들이 삭제한 사건번호는 실제 존재하지 않았다. 이 검사는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소속으로 출금 신청 권한도 없었다. 출입국관리법상 수사기관의 장만 3년 이상의 징역형이나 금고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있는 피의자에 대해 긴급 출금을 요청할 수 있다. 이 검사는 한찬식 당시 서울동부지검장 직인 자리에 '代 이규원'이라고 서명, 동부지검장 승인이 있었던 것처럼 꾸몄다. 한 지검장은 이를 승인한 바 없다. 법무부는 내부 전산망에도 출금 위법성을 인지할 수 있는 정보들을 기재했다가 공란으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은폐 조치는 김 전 차관이 이의신청 절차를 문의하면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법무부 출입국심사과 직원이 차 전 본부장에게 "(김 전 차관에게 전달할) 통지서 출력 전 다툼의 소지가 있는 부분은 시스템에서 삭제한 후 출력했다"고 하자, 차 전 본부장은 "알았다. 이건 잘했네"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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