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효과·재건축시장 위축 우려

서울 노원구 집값이 재건축·개발 호재로 치솟으면서 서울시 내부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필요성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집값이 저렴한 전통 주거지로서 인기에 더해 외지인 매수세까지 몰려들어 가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이지만, 시장이 계속 과열 양상을 보일 경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전격 지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오세훈 시장은 노원구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 방안에 대한 실무 부서의 검토 의견을 듣고 “좀 더 지켜보자”는 취지로 답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노원구의 아파트값은 0.27% 올라 14주 연속 서울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서울에서 외지인 매매가 가장 많은 곳도 노원구다. 노원구 집값이 날개를 단 이유로는 시가 삼성·청담·대치동에 이어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동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데 따른 ‘풍선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시와 국토교통부가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금지 시점을 현행 조합설립 인가일에서 정밀안전진단 통과 후로 앞당긴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밀안전진단 통과 이후까지 진행된 다른 자치구 재건축 아파트들과 달리, 노원구 내 단지들은 이제 막 안전진단을 추진하는 단계다. 지난 2018년 이후 노원구 재건축 추진 단지 중 안전진단을 통과한 곳은 한 군데도 없다. 그나마 진척이 있던 공릉동 태릉우성아파트는 최근 정밀안전진단에서 ‘재건축 불가’ 처분을 받았다. 노원구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할 경우, 추가적인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 인근 도봉구와 강북구까지 포함해야 하는 점도 변수다. 시 고위 관계자는 “가뜩이나 최근 태릉골프장 임대주택 1만 호 건설 등으로 주민 민심이 안 좋아 규제를 더 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
권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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