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이 20일 국회 사랑재에서 대변인단 공개경쟁 선발 토론을 통해 대변인으로 활동하게 된 소감을 말하고 있다.   김낙중 기자
양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이 20일 국회 사랑재에서 대변인단 공개경쟁 선발 토론을 통해 대변인으로 활동하게 된 소감을 말하고 있다. 김낙중 기자
■ 양준우 국민의힘 대변인

20대 남성들이 ‘보수화’ 됐다?
현 정권의 위선에 분노하는 것

찍기싫은 정당이었던 국민의힘
이젠 청년에게 대안 될 수 있어

이준석 리스크 논란은 있지만
전례없던 변화 이끈 장점 더 커

국민의힘, 젠더갈등 부추긴다?
곪았던 상처 째고 치유하는 중


양준우(26) 국민의힘 대변인은 얼마 전까지 취업 스트레스를 온라인 게임으로 풀던 평범한 20대였다. 그런 그가 국민의힘 대변인단 공개경쟁 선발 토론인 ‘나는 국대(국민의힘 대변인)다’를 통해 제1야당 대변인이 됐다. 초선 이상의 국회의원이나 사회적으로 유명한 인사가 맡았던 국민의힘 대변인을 평범한 ‘이대남’(20대 남성)인 그가 차지한 것은 ‘공정한 경쟁’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양 대변인은 “청년들은 앞에서는 ‘가재, 붕어, 개구리도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고 해놓고, 뒤로는 자기 자식만 ‘용’을 만들기 위해 편법과 특권을 동원했던 ‘조국 사태’처럼 문재인 정부의 위선에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그 혜택을 잠시 보고 있지만, 청년이 보수정당을 지지한다고 오해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양 대변인은 국민의힘이 청년 세대의 분노를 진정한 지지로 바꾸기 위해서는 대안 정당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20일 국회 국민의힘 대변인실에서 양 대변인을 만났다.

―국민의힘 대변인으로 활동하는 소감이 어떤가.

“대변인이 되고 나서 2주 정도 됐다. 논평도 쓰고, 방송 출연도 하면서 정신없이 지내고 있다. 대변인 신분으로 당에 피해를 줄까 봐 발언을 조심하고 있다. 공개적인 장소에서 이야기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고, 배움의 시간, 내공을 쌓는 시간이라 생각하고 2∼3주를 보내려고 한다. 부모님은 아무래도 아들이 실수하지는 않을지 걱정하면서 보시는 것 같다. 아직은 스스로 부족함을 많이 느끼고 있기에 열심히 배우고 있다.”

―당 밖에서 바라본 국민의힘과 당 안에서 본 국민의힘은 어떻게 다른가.

“과거 미래통합당 시절 청년으로서 바깥에서 당을 봤을 때는 문재인 정부의 실책에 대한 청년의 분노를 담아낼 그릇이 되지 못하는 정당이라고 느꼈다. 솔직히 말해, ‘찍기 창피한’ 정당이었다. 거리에 나가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드는 정당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대안 정당이 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들고 있다. 이준석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그것을 건너서 미래로 가자는 비전을 제시했다. 변화하는 정당이라는 인식을 갖고 일단 들어왔는데, 내부에서 보는 당 모습은 아직 제대로 살필 시간이 없었다. 아직은 판단을 유보해야 할 것 같다.”

―청년의 시각으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을 비교한다면.

“당 내부자의 시각이 아니라 바깥에 있는 청년의 시각에서 볼 때 국민의힘은 현실을 바탕으로 무언가 해보려는 정당이고, 민주당은 이상을 바탕으로 현실을 바꾸려는 정당인 것 같다. 양극화나 빈부 격차, 청년실업 등 우리 사회의 문제를 국민의힘은 현실에 맞게 점진적으로 바꿔나가는 정당이고, 민주당은 이상을 바탕으로 현실에 적용하려는 정당으로 보인다. 청년의 눈으로 볼 때 후자의 모습은 불안한 게 사실이다.”

―이 대표의 리더십을 두고 최근 ‘이준석 리스크’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원내 경험이 없는 분이 당 대표가 돼서 당무를 하다 보면 원내와의 조율 등 매끄럽지 않은 부분도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젊은 당 대표가 들어와서 얻은 성과와 감당해야 할 비용을 균형 있게 살펴봐야 하는데, 제가 봤을 땐 장점이 더 컸다고 본다. 젊은 세대가 보수정당에 입당하려는 열풍을 보인 것도 전례가 없던 일이다. 그런 변화를 이끈 것이 이 대표다. 그런 공헌을 고려하면 ‘리스크’라고 말할 것도 없다.”

―20대 남성이 보수화했다는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보수화했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평가다. 20대는 세상을 학교에서 배운 대로 본다. 앞에서는 ‘가재, 붕어, 개구리도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고 해놓고, 뒤로는 자기 자식만 용을 만들기 위해 굉장한 편법과 특권을 동원한 것이 ‘조국 사태’ 아닌가. 문재인 정부가 보여 준 그러한 위선에 분노한 것이다. 우리는 공정한 경쟁 속에서 스스로 노력하면 그에 맞는 성과와 과실을 얻을 수 있다고 배웠다. 그런데 현 정부는 그러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청년들은 그에 대한 불만을 토해내고 있고, 현재 야당이 그 혜택을 잠시 보고 있다. 그러나 철학이 같아서 청년들이 보수 정당을 지지한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20대는 현 정권에 대한 불만을 토해내고 있는 것이지, 보수화한 것이 아니다.”

―‘이대남’과 달리 ‘이대녀’(20대 여성)는 왜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나.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당시 후보가 20대 여성으로부터도 40% 넘는 득표율을 올렸다. 상대적으로 20대 남성의 지지율이 너무 높아서 20대 여성의 지지율이 낮은 것처럼 보였을 뿐이다. 물론 국민의힘이 더 노력하고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 국민의힘은 젠더 갈등을 심화하려는 게 아니라 곪았던 상처를 째고, 도려내서 치유하려는 것이다. 앞으로 평범한 여성과 남성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 가겠다. 젠더 갈등을 촉발하는 방향의 정책은 지양해야 한다.”

―20대 남성이 받는 가장 큰 스트레스는 무엇인가.

“20대 남성도 초반과 후반으로 나눠서 봐야 한다. 20대 초반에는 군 복무 문제가, 후반은 취업 문제가 가장 크다. 군대 문제는 젠더 갈등이 깊어지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공동체를 위해 2년을 희생해야 하고, 남성의 군대 징집률이 90%에 이른다. 그런 희생을 조롱하고 희화화하는 극단적인 일부 여성의 움직임이 있어서 그에 대한 불만이 커졌다.”

―20대가 현 정부에 가지는 가장 큰 불만은 뭔가.

“20대는 공정한 경쟁, 그에 따르는 성과를 중요시한다. 개인주의적이라고도 볼 수 있다. 공정을 파괴하는 것에 가장 분노한다. 그 예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논란을 일으킨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사태’였다. 정부 권력이 개입해서 열심히 노력한 누군가가 얻어야 할 성과를 빼앗은 것이다. 권력이 임의로 개입해서 정규직이 늘면 신규 채용이 줄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다. 당연히 반응이 클 수밖에 없었다. 인국공 사태 당시, 저는 공사가 아닌 민간 기업 취업을 준비하는 준비생이었는데도 분노를 느꼈다.”

―정부가 선의에서 한 일이어도 공정한 ‘룰’이 파괴됐다고 느끼면 분노한다는 건가.

“시혜를 내려주듯이, 성은을 내리듯이 혜택을 주는 것을 젊은 세대는 썩 좋아하지 않는다. 성은을 입은 사람이 있다면 한정된 자원에서 열심히 노력한 사람이 가져가야 할 몫이 줄어드는 건 당연하다. 그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당연하다. 정부 실책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누군가 가져야 할 정당한 몫을 뺏는 것에 우리 세대는 민감하게 반응한다.”

―국민의힘이 청년의 지지를 받는 당이 되려면 무엇이 바뀌어야 하나.

“대안 정당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탈원전 정책이나 소득주도성장의 모순과 같은 문재인 정권의 실책을 청년들은 다 알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에 대한 비판을 넘어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국민의힘의 에너지 정책은 무엇이고, 성장 정책은 뭔지 내놓아야 한다. 청년은 모호한 키워드에 혹하지 않는다.”

―여권 핵심 지지층인 40대 여성들과 소통을 하고 있나.

“20대 남성과 40대 여성이 일상에서 접점이 있기는 쉽지 않다. 교류하는 분들과 이야기해 보면 ‘이대남’과 충돌하는 지점이 있고 우려의 목소리도 낸다. 다만 20대 남성들이 40대 여성들과 조금 다른 성장 환경을 겪었다는 점을 설명하려 노력하고 있고, 심정적으로 40대 여성들의 이야기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 있다. 40대 여성이 겪는 경력단절 문제 등에 대해 국민의힘이 함께 목소리를 낸다면 그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고 본다. 청년이라고 해서 특정 세대를 대변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다면, 당 대변인이 99명은 돼야 한다. 그런 우려가 있는 분들께는 충분히 지켜봐 달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인터뷰 = 이후민·조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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