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SG워너비’가 남긴 것
MOM팀의 ‘바라만 본다’
BTS 밀어내고 차트 1위
SG워너비 노래도 역주행
‘유야호’ 이끈 스토리텔링
중고신인들 절박함 호응
음원시장 활성화에 도움
가수들은 상대적 위축도
2000년대 발라드 감성이 2021년에도 통했다. MBC 예능 ‘놀면 뭐하니?’의 MSG워너비 프로젝트로 결성한 남성 보컬그룹 MOM과 정상동기는 국내 음원차트에서 방탄소년단(BTS), 소녀시대 태연 등 내로라하는 K-팝 스타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또 이들의 모티브가 된 그룹 SG워너비를 비롯해 라붐 등 이 프로젝트에서 재조명된 가수들의 노래는 ‘역주행’ 인기를 누렸다.
◇누적 414시간 1위…BTS도 넘었다
지난해 여름 프로젝트 그룹 싹쓰리와 환불원정대를 이끈 방송인 유재석은 음악제작자 유야호로 분해 2000년대를 강타한 미디엄템포 발라드를 부활시켰다.
문화일보가 인공지능(AI) 음악플랫폼 지니에 의뢰해 MSG워너비 프로젝트 가동 이후 음원 차트를 조사한 결과, MOM이 지난달 발표한 ‘바라만 본다’는 실시간 차트에서 414시간 동안 1위를 지켰고, 일간 차트에서도 무려 19일간 정상에 올랐다. 약 한 달 동안 MOM은 BTS의 신곡 ‘버터’와 ‘퍼미션 투 댄스’, 태연의 ‘위크엔드’와 맞대결을 벌여 두 노래가 발표된 직후 잠시 1위 자리를 내줬지만 곧바로 정상을 탈환했다. 21일 오전 9시 현재도 빌보드 1위에 오른 BTS를 밀어내고 1위를 지키고 있다. 전 세계 팬덤의 힘은 BTS가 압도적이지만 국내 대중에게는 ‘바라만 본다’가 더 위력적인 셈이다. 정상동기의 ‘나를 아는 사람’ 역시 발매 당일부터 8일 연속 일간 차트 2위에 올랐다 현재 10위를 지키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SG워너비의 ‘역주행’도 낳았다. 이들이 ‘놀면 뭐하니?’에 출연해 ‘타임리스’ ‘내사람’ 등 히트곡을 부른 뒤 ‘타임리스’는 발표한 지 15년 만에 일간 차트 정상에 등극했다. ‘타임리스’ 스트리밍 역시 SG워너비 출연 당일 298% 증가했고, 한 달 후인 5월 17일에는 918%까지 치솟았다. ‘라라라’와 ‘내 사람’도 각각 19일간(4월 18일∼5월 8일), 13일간(4월 19일∼5월 1일) 일간 차트 톱10에 들었고, ‘살다가’ 스트리밍은 5월 한 달간 846% 폭등했다. MSG워너비가 리메이크한 ‘상상더하기’가 인기를 얻으면서 원곡을 부른 걸그룹 라붐도 주목받았다. 2016년 발표한 라붐의 ‘상상더하기’는 5년 만인 지난 6월 스트리밍이 534.1% 증가했다. 21일 오전 9시 현재에도 라붐과 MSG워너비의 ‘상상더하기’는 각각 47위, 49위에 올라 있다.
◇MSG워너비, 왜 성공했나?
MSG워너비 프로젝트의 가장 큰 성공 비결은 스토리텔링이다. 전성기가 지난 가수, 배우, 개그맨 등의 멤버 조합이 가창력에서 기성 그룹보다 뛰어나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 ‘중고 신인’들의 절박함과 긴장감, 실수와 떨림은 자연스럽게 대중의 호응을 끌어냈다.
기존 경연 방식을 탈피한 것도 성공 요인이었다. 점수 매기기나 합격·불합격의 희비가 엇갈리는 방식이 아니었다. 결정의 순간, 8명 모두를 ‘합격’시켜 2개 팀 시스템을 구축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MBC ‘쇼 음악중심’ 무대에 선 MOM 멤버 별루지(지석진)가 “우리는 평가받는 게 아니라 들려주는 것”이라고 말한 대목은 이들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놀면 뭐하니?’의 후광 효과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이 프로그램은 유재석을 다양한 부캐릭터로 등장시켜 유산슬의 ‘합정역 5번 출구’, 싹쓰리의 ‘다시 여기 바닷가’, 환불원정대의 ‘돈트 터치 미’ 등 연타석 홈런을 쳤다. 이른바 ‘유재석 효과’로 인해 SG워너비를 비롯해 나얼, 빅마마 등 TV 출연이 뜸한 이도 대거 참여해 시너지 효과를 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가요계의 마음은 편치 않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놀면 뭐하니?’가 음원 시장을 활성화한 것은 인정하지만 이런 스토리텔링 없이 앨범을 내는 가수들은 상대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들만 반사이익을 누리는 불공정한 게임”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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