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충남 서산시 해미면 서산고등학교에서 장가행(왼쪽 두 번째) 교사와 학생들이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감사편지 공모전 우수상으로 배달된 ‘땡큐트럭’(간식 차)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지난 15일 충남 서산시 해미면 서산고등학교에서 장가행(왼쪽 두 번째) 교사와 학생들이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감사편지 공모전 우수상으로 배달된 ‘땡큐트럭’(간식 차)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충남 서산 서산고등학교 장가행 교사

공부 잘하거나 장난꾸러기만
교사의 관심 받는 경우 많아

“머리 모양이 예쁘게 바뀌었네”
작은 관심이 큰 기쁨·감동 줘

진심으로 사랑을 쏟았던 학생
마음의 문 열고 다가올때 보람


“교사로서 단 한 명의 학생도 포기하지 않는 것이 저의 가장 큰 목표입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이름을 기억해주고 작은 변화를 알아주는 것만으로도 큰 감동을 느낀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하고 있어요.”

충남 서산시 해미면 서산고등학교 장가행(여·24) 교사는 “소위 공부 잘하는 모범생이나 자신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학생, 문제를 일으키는 장난꾸러기 학생 등만 교사들의 관심을 받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장 교사는 “학교에서 생활해 보니 일부 눈에 띄는 학생 외에 대다수 학생은 교사들의 관심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에 매일 학교에 일찍 출근해 이른 시간 등교하는 학생들을 관찰하며 사정을 살피거나 여러 학생과 진솔하게 소통하는 시간을 갖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담임을 맡든 아니든 관계없이 많은 학생과 간식을 나누거나 진로상담을 해주는 등 격의 없이 대화를 이어가려고 한다”며 “실제 이런 활동을 통해 아이들에게 ‘어떻게 학교에 등교했니’ ‘머리 모양이 예쁘게 바뀌었네’ 등 작은 관심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큰 기쁨과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미소를 보였다.

그는 “학생들은 교사가 자신의 이름을 모를 경우 가장 큰 실망감을 갖는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며 “따라서 복도에서 만난 아이들의 이름을 먼저 묻고 기억해서 불러주는 일에도 특별히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장 교사는 올해 초 임용시험에 합격한 뒤 교직 생활을 막 시작한 이른바 신출내기 교사다. 대학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한 음대 출신으로 원래 음악가를 꿈꿨지만, 성적에 맞춰 시작한 교직과정 이수 후 2018년 교생실습을 나가게 되면서 그의 운명이 바뀌었다.

부임 첫해인 만큼 열정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지만, 최근까지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고 장 교사는 자평했다.

생소한 행정처리 등 학교 업무 과정에서 종종 실수를 범해 선배 교사에게 혼도 나면서 더욱 낮은 자세로 매사 임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 과정에서 아직 어린 학생들로부터도 배울 점이 많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됐다.

장 교사는 “보는 눈이 없어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매일 오전 6시 30분에 등교해 자발적으로 분리수거를 도맡아 하거나 자신의 청소구역이 아닌데도 칠판지우개를 매일 빨고 갈아놓는 학생 등을 보며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이같이 배려심 많고 심성이 고운 아이들을 보면서 나보다 어리지만 배울 점이 많다고 느끼며 존경심마저 들었다”고 털어놨다.

장 교사가 관심과 사랑을 쏟는 만큼 학생들도 마음의 문을 열고 더욱 친근하게 다가오고 있다. 학생들이 “가장 먼저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싶었다”며 교제 사실을 알려주거나 “선생님께 드리고 싶어 직접 만들었다”며 특별활동 시간에 만든 떡을 갖고 찾아왔을 때는 특히 보람을 느꼈다.

지난 스승의 날에는 담임을 맡은 반 학생들이 직접 그린 캐릭터 그림과 함께 진심을 담은 편지를 선물해 큰 감동을 받기도 했다.

장 교사는 학창 시절부터 부모님과 학교, 사회로부터 대가 없이 큰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며, 이제 그 관심과 사랑을 학생들에게 돌려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특히 아동·청소년 복지를 지원하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인재양성 프로그램에 발탁된 후 경제적 부담이 큰 음악 공부를 마음껏 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학자금 지원과 함께 세계적 음악가인 장한나·정명화 첼리스트를 직접 만나 조언을 얻고, 한국과 미국의 유수 오케스트라와 협연할 기회도 가졌다고 한다.

그는 현재까지도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의 인연을 이어가며 최근에는 재단에서 주최한 전국 감사편지 공모전에 학생들이 참여하도록 해 우수상을 받는 성과도 만들어 냈다. 지난 15일에는 상품으로 ‘땡큐트럭’(간식 차)이 배달돼 학업에 지친 학생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장 교사는 “이제 막 시작한 교직 생활 중 다른 선생님들에 비해 나이가 어리다고 무례하게 굴거나 상담 중 언성을 높이고 짜증을 내는 일부 학생도 접하면서 교권의 위기를 몸소 실감하기도 했다”며 “공부나 자신의 특기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이 무엇보다 바른 인성과 예의를 갖출 수 있도록 전인 교육에 힘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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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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