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소연)는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남편을 보고 한눈에 반했어요. 큰 키에 갸름한 얼굴, 쌍꺼풀 없는 눈까지 완전히 제 이상형이었어요. 그날 아무 생각 없이 입고 나온 저 자신을 원망했습니다. 그런데 그날 자리를 파하며 남편이 제게 “전화해도 되냐?”고 묻더라고요. 2차로 간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는 제게 반했다나요. 연락을 주고받던 저희는 첫 데이트 약속을 잡았습니다. 저는 정성스럽게 옷을 고르고, 공들여 화장하고 집을 나섰죠. 남편을 만날 생각에 한껏 들떴습니다.
“미안해요. 소연 씨 오늘 못 볼 듯ㅠ”이라는 문자를 받기 전까지는요. 열심히 치장했는데 집에 있기는 싫고, 갈 데는 없고 동네 PC방에 갔어요. 거기서 더는 인연을 이어가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남편 전화가 오기 전까지는요. 남편의 사과 전화에 마음이 사르륵 풀려버렸습니다.
그렇게 다시 한동안 썸타는 관계였던 저희 두 사람은 어느 날 식당에서 밥을 먹었어요. 남편은 갑자기 뽀뽀하며 “오늘부터 너 내 거야. 내가 너 도장 찍었다”고 말했습니다. 제가 받아줄 것이란 확신이 있었던 남편의 기습 고백이었습니다. 5년간의 알콩달콩한 연애 끝에 저희는 2008년 겨울 부부가 됐습니다.
남편은 프러포즈 멘트로 “내 아이를 낳아도~”라고 했는데, 저희는 딩크족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남편과 저는 캠핑 마니아입니다. 결혼 후 본격적으로 캠핑을 시작했어요. 같이 캠핑할 때 행복감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늘 같이 있다 보니 점점 비슷해지는 걸 느껴요. 저는 술을 좋아하고 남편은 술을 전혀 마시지 못했었는데요. 지금은 제 주량이 많이 줄고 남편 주량은 늘어 서로 비슷해졌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함께 운동하고 즐기면서, 건강하게, 좋은 거 많이 보고, 맛있는 거 먹으면서 지금처럼만 행복하게 잘 살자. 사랑해.”
sum-lab@naver.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