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1시간30분 만에 유죄 확정
“최종판단은 국민의 몫으로 넘겨”


김경수 경남지사는 유죄 선고를 예감한 듯 ‘반차’를 취소하고 출근해 집무실에서 대법원의 ‘댓글 여론조작’ 유죄 확정 결과를 들었다.

김 지사는 21일 오전 9시 5분쯤 남색 정장을 입고 평소보다 경직된 모습으로 출근해 코로나19 회의에 참석하는 것으로 마지막 도정 업무를 수행했다. 김 지사는 전날 대법원의 ‘댓글 여론조작’ 사건 선고를 앞두고 반차를 낸 뒤 관사에서 판결소식을 들을 계획이었으나, 이날 오전 대변인을 통해 갑자기 출근한다는 공지를 올렸다. 하지만 출근 1시간 30여 분 만에 김 지사의 유죄가 확정되면서 지사직이 박탈돼 경남도는 행정부지사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됐다.

김 지사는 대법원 선고 직후 도청을 나서면서 착잡한 표정으로 “법정을 통한 진실 찾기가 벽에 막혔다고 진실이 바뀔 수는 없다. 저의 결백과 진실을 밝히기 위한 노력은 여기서 멈추지만, 무엇이 진실인지 최종적 판단은 국민의 몫으로 넘겨드려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댓글조작 사건에 연루돼 실형 2년이 확정된 김 지사는 청와대 밖에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친문(친문재인) 핵심인사로 통한다.

김 지사는 2008년 2월 퇴임해 김해 봉하마을로 귀향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좌하는 비서관으로 함께 내려왔다. 이때 인근 양산에 거주하며 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하던 문 대통령과 더욱 가까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해 9월 ‘박연차 게이트’가 터지자 변호사인 문 대통령과 함께 봉하마을에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응했다.

두 사람은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이듬해 5월 23일까지 노 전 대통령의 변호인과 ‘입’으로 검찰 수사와 언론보도를 방어하며 더욱 밀착됐다. 김 지사는 노 전 대통령 서거 후 묘역참배를 위해 봉하마을을 찾는 진보진영 인사들을 맞이하고 안내하며 얼굴을 알려 정치권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이후 김 지사는 2012년 국회의원선거 때 ‘김해을’에 출마했지만 낙선했고, 4년 뒤에 재도전해 당선됐다.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정부의 탄생을 도왔다.

김 지사는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문재인 정권을 창출하면서 문 대통령의 ‘최측근’ ‘친문적자’ ‘실세지사’라는 별칭이 붙었다.

창원 = 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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