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상승세는 컨벤션 효과…확장력 등 내가 우위
무한 검증 필요하지만 사실에 기초해야…음해 안돼
전환적 공정성장 필요…저성장 극복·기회 늘려야 희망
기본소득 극렬한 반대 예상…쉬운거 할거면 정치 안해
이재명 정부 출범한다면 DJ·盧·文에 청출어람 할것
―예비 경선을 통해 이낙연 전 대표한테 반전의 기회를 제공한 건 아닌가.
“더불어민주당 경선 컨벤션의 효과가 꽤 나타나면서 이탈했다가 돌아온 민주당 지지자들이 이낙연 후보 쪽으로 좀 간 것 같다. 우리 당 전체 경쟁력을 올리는 일이어서 환영할 만하다.”
―네거티브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우리 국민의 집단지성을 믿는다. 민주당 지지자 또는 진보 개혁 진영은 결국 본선에서 이길 후보가 중요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지역적으로나, 진영상으로나, 연령대로나 확장력이 가장 큰 후보는 저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선거의 가장 핵심적인 의제는 ‘우리의 삶이 더 나아질 것인가’이다. 내 삶을 더 낫게 만들 실력 있는 후보, 실적으로 증명되는 후보, 약속을 잘 지키는 후보, 말이 아니라 실천하는 후보가 누굴까 생각할 것이다.”
―예비 경선에서는 그 전략이 통하지 않은 것 같다.
“제 실수도 있었다. 너무 안이하게 네거티브를 허용하고 또 반격하지 않고 하다 보니 좀 불확실한 사람이 됐다. 앞으로는 정책발표 등을 통해 본 모습을 잘 보여드리겠다.”
―앞으로 이 전 대표 검증을 철저히 할 계획인가.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사람에 대해서는 무한검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검증은 사실에 기초해야 한다. 사실에 기초한 것이라면 저도, 상대도 수용해야 한다. 없는 사실을 만들어 음해한다든지, 사실을 왜곡해서 부당하게 공격한다든지 이런 것들은 네거티브다.”
―제1 공약으로 전환적 공정성장을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정책 공약이 빠져 있어 보인다.
“우리 시대에 중요한 화두 중 하나가 저성장의 문제다. 저성장을 극복하고 기회의 총량이 늘어나야 사람들이 희망을 가진다. 추세적으로 우하향하는 성장률을 최소한 우상향으로 바꿔야 한다. 공정한 질서를 회복함으로써 자원 배분을 효율화하고, 기회가 공평해짐으로써 사람들이 의욕을 가지고 열성을 다할 수 있는 사회로 만드는 게 방법이다. 또 하나 전환의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 핵심은 기후위기, 에너지 전환의 위기다. 재생에너지를 100% 쓰지 않으면 납품받지 않겠다는 글로벌 회사가 늘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재생에너지를 다 합쳐도 삼성전자 혼자 쓰기도 부족하다. 아주 빠르고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정부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자본과 노동의 균형도 언급했다.
“자본과 노동의 힘의 관계는 사실 자본으로 많이 기울었다. 노동자들은 기본적으로 열세이고, 조직력으로 균형을 맞춰 왔다. 문제는 대부분의 노동자가 조직이 불가능한 비정규직화됐다는 것이다. 지금은 고용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노동자들이 너무 많이 늘어나고 있다. 예를 들면 플랫폼 노동자. 조직이 가능한 정규직 노조, 조직이 불가능한 대다수 노동자로 이분화돼 있다.”
―사실상 기존 대기업 노조는 기득권화됐다.
“지나친 조직 이기주의가 문제화된 건 사실이고 교정해야 할 부분이긴 한데 일부다. 전체 노동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힘의 균형은 많이 깨졌다.”
―결국 양극화 문제다.
“그렇다. 사실 물이 깊으면 싸울 일이 적어진다. 성장률이 떨어지니까 기회의 총량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경쟁이 격화돼 갈등이 심해지고 공정성에 대한 열망과 불공정에 대한 분노가 커진다. 사회가 균열되면서 결혼도 포기하고 미래와 희망, 의욕이 사라져 사회 전체가 다시 성장이 안 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기본소득 관련 논란이 여전하다.
“목표는 성장이다. 기본소득은 공정성장의 한 부분이다. 기본소득은 공정성 회복, 소득 양극화 완화를 위한 장치다. 복지적 측면이 있다. 동시에 지역화폐로 지급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경제정책으로 이중의 복합 효과가 있다. 복지 정책으로만 보지는 말아야 한다. 성장 정책의 한 일환이다. 시행 여부는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데 가능하다고 본다. 1인당 연 50만 원이면 25조 원 정도로, 예산의 5% 정도에 불과하다. 중기적으로는 조세 감면분을 좀 축소해 간다. 그리고 반드시 도입해야 할 목적세가 있다. 부동산 불로소득을 환수해야 한다. 그냥 하면 저항이 심해서 되겠나. 토지보유세, 국토보유세를 걷어서 모두에게 똑같이 배분해 주면 징벌이 아니고 혜택이 된다. 90%에 육박하는 사람들은 이익을 본다.”
―누군가는 더 많이 내야 한다. 쉽지 않을 것이다.
“국민의 의식 수준, 정치 수준이 높기 때문에 합리적인 것을 받아들인다. 먼저 기본소득이라는 게 경제 활성화, 소득 양극화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체감시켜드리려 한다. 소수가 극렬하게 반대하겠지만 이겨낼 수 있다. 쉽지 않은 일을 하는 게 정치다. 쉬운 거 할 거면 정치가 왜 필요한가.”
―형수하고는 어떻게 잘 풀었나.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제가 부족해서 생긴 일이다. 가슴 아픈 집안 이야기이고,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다.”
―여성가족부 폐지 논란은 어떻게 생각하나.
“여가부 폐지는 그야말로 무책임한 포퓰리즘적 주장이다. 성 할당제이지 여성 할당제가 아니다. 여성 차별은 여전히 심각한 우리 사회 문제다. 여가부는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
―민주 정부 4기 출범을 말하며 청출어람을 언급했다.
“문재인 정부는 민주당이 만든 정부고, 민주당이 만든 정부에는 김대중 정부도, 노무현 정부도 있다. 이재명 정부를 만드는 데 성공한다면 그 역시 민주당 정부다. 다만 언제나 그 이전보다는 나아야 한다. 좋은 점은 승계하고 부족한 점은 고치고 잘못된 점은 버리고 필요한 부분은 더해서 새로운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
―탈원전은 어떻게 생각하나.
“기본적으로 탈원전 기조로 가야 한다. 위험성과 비용 때문에 결코 싼 에너지가 아니다. 그렇다고 있는 걸 다 없앨 수는 없고 가동 가능한 기간에는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 새로 짓지는 말고 재생에너지로 신속하게 전환하자는 입장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어떻게 보나.
“그 두 분은 발광체가 아니고 역반사체다. 정권 심판론, 반문(반 문재인) 정서에 기댄 것이지 본인들이 실력이나 실적, 국가적 비전을 제시해서 인정받은 건 아니다. 역반사체 거울의 크기는 좀 다르다. 윤 전 총장은 탄압받았다는 ‘명분’을 통해서 좀 크고, 최 전 원장은 그냥 자기가 공격하다가 나온 거여서 반사 거울이 작다.”
―두 분이 나오면 유리한가.
“정치를 그렇게 쉽게 생각하진 않는다. 대선은 여야 간, 세력 간 대회전이다. 제일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산맥에 해당하는 구도다. 정권을 심판할 것인가, 재창출할 것인가. 구도는 개인들과 관계가 없다. 그다음 중요한 게 당이다. 이것도 사실은 어떻게 할 수가 없다. 후보는 그 위에 선 개인이다. 후보의 키는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결국 2∼3%포인트 승부가 될 것이다.”
유병권 정치부장 yb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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