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폭우가 내린 중국 허난성 정저우시의 침수된 지하철 안에서 시민들이 허리까지 물에 잠긴 채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신화통신은 이날 지하철 침수로 12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펑파이 캡처
20일 폭우가 내린 중국 허난성 정저우시의 침수된 지하철 안에서 시민들이 허리까지 물에 잠긴 채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신화통신은 이날 지하철 침수로 12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펑파이 캡처
1571㎢ 태웠지만 진화 난항
산불→화재적운→화재토네이도
고열 동반한 강풍으로 번지며
주변 추가 피해 가능성 커져

美서부, 기후변화 재앙에 몸살


미국 서부 오리건주에서 발생한 초대형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서 고열·연기·강풍을 결합한 구름은 물론 토네이도(회오리바람)까지 만들어내는 등 날씨까지 바꾸고 있다. 50도 안팎의 폭염, 가뭄에 이어 80개 넘는 대형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올여름 미국 서부지역의 재난 피해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양상이다.

20일 뉴욕타임스(NYT), CNN 등에 따르면 미국연방산림청(USPS)이 운영하는 재난정보사이트 인치웹은 지난 6일 오리건주 남부 베이티 인근에서 발생한 ‘부트레그 화재’가 이날 현재까지 38만8359에이커(약 1571.63㎢)의 면적을 불태웠다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LA)보다 넓고, 서울 면적(605.21㎢)의 2.6배에 달하는 크기다. 2주째 이어진 부트레그 화재로 2100명이 넘는 주민이 대피했고, 주택 67채, 창고·주차장 등 부속건물 117채가 소실됐다. 부트레그 화재는 불에 탄 면적 기준 오리건주 역사상 세 번째 큰 산불로 기록됐다. 소방관 2250명이 투입돼 진화에 나섰지만 현재 진화율은 30%에 불과해 큰 비가 내리지 않는 한 조기에 불길이 잡힐 가능성은 없는 상황이다.

특히 부트레그 화재는 주변 날씨까지 바꾸고 있다. 산불에서 발생한 고열로 주변 공기가 빠르게 상승하고 연기 입자 위에 습기가 응축·냉각되면서 ‘화재 적운(pyrocumulus cloud)’이 만들어지는데 이 구름은 다시 뇌우와 열풍을 동반한 ‘화재 적란운’, 강풍을 결합한 ‘화재 토네이도’로 진화하고 있다. 마커스 커프먼 오리건주 산림국 대변인은 “화재가 너무 커 엄청나게 많은 에너지와 열을 발생시키고 있다”며 “보통은 날씨가 화재에 영향을 미치지만 이번에는 화재가 날씨가 어떻게 될지 결정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트레그 화재로 바람 방향이 바뀌고 불씨를 멀리까지 운반하는 바람에 산불 진압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전국합동화재센터(NIFC)에 따르면 현재 미 서부에는 부트레그 화재를 포함해 오리건주에서만 8건의 산불이 나는 등 13개 주에 걸쳐 모두 83건의 대형 산불이 발생해 주민 350만 명이 거주하는 지역에 적색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화재로 발생한 연기는 바람에 실려 미 중서부는 물론 북동부까지 수천 마일을 날아가 햇볕을 차단하고 대기 질을 악화하는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또 미 서부에는 33만7000명을 대상으로 폭염경보, 65만 명에게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폭염, 가뭄 역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케이트 브라운 오리건 주지사는 “기후 변화가 우리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유례없는 재난 원인을 기후변화 때문으로 분석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김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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